국무회의서 '전쟁 추경' 26.2조 의결...민생·유류 지원 등 포함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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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상황 장기화로 인한 경제 위기 대응 차원에서 '긴급재정·경제명령권'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가 26조2000억 원 규모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한 것과 별개로,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할 경우 검토할 수도 있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31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중동 전쟁의 여파로 세계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며 "각 부처는 담당 품목의 동향을 일일 단위로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수급 불안 우려에 대해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에 나서달라"고 밝힌 뒤 긴급할 경우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은 헌법 제76조에서 규정한 대통령 권한으로, 내우·외환·천재·지변과 같은 중대한 재정·경제 위기가 있을 때 국가 안전보장 및 공공 질서 유지 차원에서 '최소한'의 필요한 재정·경제상 처분을 하거나 관련 법률의 효력에 준하는 명령이 가능한 조치다. 다만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만 가능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추경안을 의결하기 전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대응책을 고민할 때 일반적으로 보면 기존의 관행이나 통상적 절차에 계속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필요하면 입법도 하고, 우리가 가진 권한이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된다"며 "긴급할 경우에는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동 위기 장기화에 따라 에너지 수급이 어려워지고, 유가도 급등한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긴급재정·경제명령권' 활용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대외의존도가 높고, 중동 지역으로부터의 에너지 수급 비중이 큰 우리 입장에서는 더더욱 철저한 점검, 치밀한 비상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주부터 나프타에 대한 긴급 수급 조정 조치를 시행한 것에 대해 언급하며 "요소, 요소수, 헬륨, 알루미늄 같은 핵심 원자재 역시도 전시 물자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해야 되겠다.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각종 생필품, 의료용품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 대응 여하에 따라서 이번 전쟁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정부는 당면한 위기 극복과 함께 중장기 차원의 공급망 리스크 보완에도 속도를 내달라"고도 당부했다.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을 위한 정부 차원의 속도전도 주문했다. 중동 위기에 따라 화석연료 수급이 어려워져 국가 경제 상황도 악화한 만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게 '국가적이고 시대적인 과제'라는 게 확실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은 이에 "전력 수요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해법 모색과 함께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한 적절한 수준의 에너지 믹스 정책을 추진하고, 특히 무엇보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날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6조2000억 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은 중동 상황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등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게 목적이다. 재원은 최근 반도체 경기 호황, 증시 호조에 따른 법인세·증권거래세 등 주요 세목 초과세수 25조2000억 원, 기금 자체재원 1조 원으로 추가 국채 발행 없이 마련했다고 정부 측에서 설명했다.
추경은 고유가 대응,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공급망 안정 등에 방점을 찍어 편성했다. 먼저 고유가 대응 차원에서 소득하위 70% 이하 국민에 10~60만 원을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4조8000억 원), 전 국민 유류·교통비 경감을 위한 석유 최고가격제 등(5조 원), K-패스 환급률 확대(최대 30%포인트 확대, 877억 원), 취약계층 바우처 지원 등 에너지 복지(2000억 원) 등 10조1000억 원을 편성했다.
민생 안정 분야에는 2조8000억 원을, 산업피해 최소화·공급망 안정 분야에는 2조6000억 원을 각각 편성했다. 최근 중동 상황과 관련해 정부는 나프타 수입비용 지원(5000억 원), 정부 석유 비축물량 130만 배럴 추가 확대(2000억 원) 예산도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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