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는 기업, 수습은 세금?…금호타이어 구상권 시험대
광산구, 화재 진압·주민 대피 비용 일부 환수 협상 진행
행안부 유권해석 변수…기업 재난책임 강화 목소리 확산
2026년 07월 26일(일) 19:10
최근 잇따른 대형 물류센터 화재로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면서 원인 제공자를 향한 재난비용 구상권 청구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잔님광주시 광산구가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화재 수습 비용을 돌려받기 위한 기나긴 줄다리기<2월 23일 광주일보 7면>를 벌이고 있다.
26일 광산구 등에 따르면 구청 측은 지난해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사태 당시 화마 진압과 인근 주민 대피, 피해 수습 등에 쓰인 공공 지출액 중 일부를 기업 측이 부담하라며 수개월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광산구는 치러진 비용에 대한 정산과 증빙 자료 수집, 법률 자문 등을 모두 마치고 지난 4월 금호타이어 측에 전체 재난 지출금의 40%가량을 정식으로 청구했다.
이후 현재까지 네 차례에 걸쳐 대면 회의를 열고 보상 규모와 인정 범위를 두고 조율 중이지만, 일부 항목을 놓고 팽팽한 시각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지난 6월 행정안전부에 관련 법령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다.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정확한 청구 액수와 내역은 베일에 싸여 있다.
구청 측 관계자는 “세부적인 청구 내역을 낱낱이 밝히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행안부의 명확한 법리 해석이 나오는 대로 이를 바탕으로 기업 측과 끈질기게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측 역시 “구상권 문제를 두고 논의 중인 것은 맞다”며 “행정기관이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엇갈린 금액이나 항목에 대해 얘기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
통상 재난 구상권 행사는 사고 발생 원인과 지출된 비용 사이의 인과성, 기업의 과실 책임 정도를 항목마다 세밀하게 따져야 하므로 최종 결론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실제 지난 2021년 발생한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에도 치열한 책임 공방과 셈법 탓에 장기간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이번 광산구의 최종 환수 규모도 행안부의 해석과 양측 합의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천 쿠팡 32물류센터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기업들의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비판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쿠팡과 금호타이어 모두 최대 주주가 각각 미국 상장사와 중국 자본이라는 점에서,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된 공공 재난의 뒷수습 비용만큼은 원인 제공 기업이 철저히 책임지도록 행정 관청이 구상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지적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최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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