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군 거론 속 ‘침묵’…실제 인수전 성사 여부에 관심
지난해 12월30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홈플러스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는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이 오늘(31일)로 다가오면서 실제 인수전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매각은 단순한 사업 구조조정을 넘어 홈플러스 회생 절차의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사안으로 평가된다.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회생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LOI 접수 결과는 향후 절차의 방향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매각 주간사는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이후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마감 시점이 임박했음에도 시장 분위기는 예상보다 조용하다.
잠재 인수 후보군은 형성돼 있지만, 대부분 기업들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극도로 자제하며 ‘침묵 속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침묵 속 눈치싸움’…인수 후보군 모두 입 닫았다=
실제 후보로 거론되는 유통 대기업과 식품기업들은 일제히 인수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운영 중인 주요 유통사들과 함께 식품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까지 폭넓게 후보군으로 언급한다.
그러나 비밀유지협약(NDA)이 체결된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히는 데 부담이 큰 데다, 시장 내 가치 평가를 둘러싼 시각 차도 존재해 기업들이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관심이 있더라도 지금 단계에서 드러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각 측의 시간 압박이 큰 만큼 관망 기조가 유지되면서 시장이 조용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물밑에서 실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는 곳은 없는 상태다.
이처럼 겉으로는 ‘침묵’이 흐르고 있지만 매각의 전략적 가치는 분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 293개 점포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인수 시 단숨에 SSM 시장 내 입지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SSM 사업자에게는 점포 확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기회로, 신규 진입자에게는 단기간 내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는 ‘지름길’로 평가된다.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기존 사업자와 점포 상권이 중첩되는 지역이 많아 구조조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인수 이후 통합 과정에서의 비용과 효율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3000억원 안팎이란 매각 가격과 향후 성장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투자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진은 30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모습. 2025.12.30. [사진=연합뉴스]
◆293개 점포·퀵커머스망…‘알짜 자산’으로 떠오른 익스프레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스프레스 자체의 사업 경쟁력은 시장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익스프레스는 2021년 업계 최초로 SSM 네트워크 기반 퀵커머스 서비스 ‘매직나우’를 도입한 이후 4년간 60%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전체 293개 점포 중 223개 점포가 퀵커머스 물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점포의 90% 이상이 수도권과 광역시 등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해 물류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구조는 오프라인 점포를 도심 물류거점으로 활용하는 ‘옴니채널’ 전략의 강점을 극대화한 사례로 꼽힌다. 별도의 대규모 물류센터 투자 없이 기존 점포를 활용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도 빠른 배송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익스프레스는 1시간 내외 배송이 가능한 정시성을 기반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며 충성 고객층을 확대해왔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익스프레스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 7%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매출의 95%가 식품 부문에서 발생해 안정적인 반복 구매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약 200만명 규모의 멤버십 고객을 기반으로 객단가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주문의 객단가는 오프라인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네이버 장보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며 외형 성장도 이어왔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을 통해 고정비와 변동비 구조를 동시에 개선한 점 역시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이처럼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자산이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경우 단기간 내 퀵커머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근거리 쇼핑 수요와 즉시배송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략적 활용도가 높은 자산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시간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5월 4일까지 회생계획안 가결이라는 데드라인을 앞두고 있다.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회생 절차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이번 LOI 접수 결과가 단순한 ‘의향 확인’을 넘어 실제 거래 성사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OI 마감 이후 드러날 윤곽이 홈플러스의 향후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측은 익스프레스 경쟁력을 적극 부각하며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익스프레스는 약 200만 명에 달하는 멤버십을 기반으로 한 확고한 고객기반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현재 가용 매장면적과 인적구성 등을 고려할 때 운영역량에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직영점에서만 운영하고 있는 퀵커머스를 가맹점까지 확대하고, 픽업서비스 및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 등을 통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면 향후 35% 정도 추가적인 매출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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