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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홈플 청산도 쉽지 않네"…복잡해진 메리츠 1.3조 회수 셈법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홈플러스가 청산 기로에 놓이면서 최대 담보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홈플 청산도 쉽지 않네"…복잡해진 메리츠 1.3조 회수 셈법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사진 [연합뉴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홈플러스가 청산 기로에 놓이면서 최대 담보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메리츠는 담보로 잡은 홈플러스 점포들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지만, 부동산 가치 하락과 매각 지연 등의 변수가 얽혀 있어 대출금 회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며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2000억원 상당의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작업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 수행에 필요한 운영자금이 조달되지 않은 점을 주요 판단 근거로 들었다.

또 홈플러스가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을 매각했지만, 남은 사업부의 인수합병(M&A)이 이뤄지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한 점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급여·물품대금채무·조세 등 공익채권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도 언급했다.

홈플러스가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 2주 안에 즉시 항고하면 회생절차가 다시 열릴 가능성은 있지만, 사실상 뚜렷한 대안이나 가능성이 없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에 2000억원의 자금 조달 책임을 두고 공방이 장기화하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는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을 에스크로에 예치했으나, 나머지 1000억원은 MBK 측이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K는 1000억원에 한해 회사 차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고, 이미 김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수천억원 상당의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부담했기 때문에 추가 자금 마련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이견으로 2주 내에 자금 조달이 불발돼 홈플러스가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 메리츠는 대출금 회수 과정에 착수하게 된다.

앞서 메리츠 계열사들은 2024년 5월 홈플러스에 1조3000억원대 자금을 빌려주며 전국 대형마트 62개 점포를 담보신탁에 맡기고 1순위 수익권을 확보했다.

담보 구조만 놓고 보면 메리츠는 일반 채권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회생절차가 폐지되고 청산 절차로 넘어가면 담보권자는 자산 임의 처분을 통해 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청산이 곧바로 회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형마트가 폐점하면 경쟁사가 점포를 인수하는 경우도 많지만,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계 침체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나마 점포 부지를 주상복합이나 물류센터, 오피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앞서 MBK는 회생절차 개시 전 핵심 점포 중 하나인 동대문점을 매각했고, 현재 이 자리에 지상 49층 높이의 공동주택과 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부동산 업황이 좋지 않아 이런 청산 방식도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이날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입장문을 내고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대주주 MBK와 채권단 메리츠는 물론 정부와 국회까지 모두가 책임을 외면한 결과"라며 "홈플러스에 생계를 의존하는 10만명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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