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해군 해상초계기 등 군사적 자산을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24년 제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리허설에서 비행하는 해상초계기. 초계기는 해상정찰만 하고 전투를 하지 않는 항공기가 아니라 수중 잠수함과 해상 함정을 공격하는 어뢰와 대함미사일로 무장해 필요하면 공격도 하기 때문에 ‘잠수함 킬러’로 불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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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호르무즈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해 현지 조사단을 파견하면서 파병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한국을 포함한 5개 국가를 거명하면서 군함 파병을 요구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국방부는 8일 “파병부대의 작전 거점이 될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조사단을 보내 현지 지역 정세와 안전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가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현지조사단을 보냈다는 것은 호르무즈 파병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파병 준비 절차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동맹국이 파병을 요청하면 국방부와 외교부는 내부적으로 이를 검토하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현지조사단을 파병 후보지에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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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조사단이 파견된 아랍에미리트에는 미국을 비롯한 군사전력과 지원시설이 있다. 조사단은 국군 부대가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군사 거점과 기항지를 확인하고, 정비·보급 등 현지 지원 여건과 작전 환경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있는 알다프라 공군기지는 미군의 대표적 중동 기지로, 미 공군 중부사령부의 주요 작전 거점 중 하나다. 정부는 해상초계기 포세이돈(P-8A) 파병을 유력하게 검토해왔는데, 조사단은 알다프라 기지의 해상초계기 운용 여건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조사단의 조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파병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파병을 하려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고와 국무회의 심사, 국회 파병동의안 의결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지조사단은 복귀 후 조사활동보고서를 작성해 국가안전보장회의에 보고하게 돼 있다. 합동참모의장은 현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략적인 ‘파병계획’을 검토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국방부 장관은 이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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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보장회의 심사까지 거치면 파병 동의안을 작성해 국무회의의 심의와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 절차를 밟게 된다. 파병 동의안에는 파견부대의 규모와 파견 기간, 파견부대 임무 등 국군부대 해외파병을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 담긴다. 마지막으로 국회에서 파병동의안이 통과되면 파병이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파병에 대한 여권 내부의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국무위원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나 다음 달 시작하는 국정감사 등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최종 파병 결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공개적인 파병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8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아직 정부 입장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 우리 시민들께서, 또는 민주당이나 이재명 정부를 지지하시는 분들이 우려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우리가 주권 국가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판단하는 것이지 (미국이) 압력을 넣는다고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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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외국에 파견된 국군부대로는 국제연합(UN) 평화유지활동(PKO) 파견으로 한빛부대(남수단)와 동명부대(레바논), 다국적군·국방교류협력 파견으로 청해부대(소말리아)와 아크부대(UAE) 등 4개 부대가 있다. 파병이 최종 결정될 경우, 미국 요청에 따라 국군부대를 해외로 파견하는 것은 이라크 파병(2003∼2008년) 이후 약 23년 만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인 2020년에도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불안정해지자 한국 등에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 동참을 요청했는데, 당시에는 새 부대 파견 대신 이미 중동에서 활동하던 청해부대의 작전임무 구역을 확장해 ‘독자 작전’을 수행했다. 정부는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총 17차례(파병연장 제외) 부대 단위 해외파병을 결정했다. 마지막 국군부대 파병은 태풍피해 복구 지원을 위한 ‘필리핀 아라우부대’(2013∼2014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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