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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호남 기록유산 ‘보물 가치’를 다각도로 조명하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지난 8년간 기록유산 10만 여점을 수집할 만큼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옛 문헌을 찾아 그 안에 깃든 ‘보물의 가치’를 밝히고 알리는 것은 호남 최대 국학 허브로서의 중요한 역할이다.

호남 기록유산 ‘보물 가치’를 다각도로 조명하다

호남 기록유산 ‘보물 가치’를 다각도로 조명하다

한국학호남진흥원, 교지 등 통해 과거제도 살펴

조선 전기 불교 경전 ‘불정심다라니경’ 공개 주목

2026년 10월 27일(화) 20:25

‘김수연 왕지’

‘불정심다라니경’

‘김호인 교지’

한국학호남진흥원은 지난 8년간 기록유산 10만 여점을 수집할 만큼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옛 문헌을 찾아 그 안에 깃든 ‘보물의 가치’를 밝히고 알리는 것은 호남 최대 국학 허브로서의 중요한 역할이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이 최근 광주인재교육원에서 개최한 학술세미나(‘문화유산의 가치를 만나다’)에서 그동안 동일한 판본이 보고되지 않은 조선 전기 불교 경전인 ‘불정심다라니경’ 자료가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이번 세미나는 서지학, 고문헌학, 한문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자료의 국가문화유산으로서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향후 보존과 활용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주 법륜사가 소장하고 있는 ‘불정심다라니경’ 은 1441년(세종 23)에 판각되고 1452년에 인출된 3권 1책의 목판본이다. 현재까지 동일한 판본이 보고되지 않은 유일본으로 판단된다는 학술적 평가가 제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안휘섭 경북대 교수는 ‘광주 범륜사 소장 ‘불정심다라니경’ 목판본의 서지사항과 간행 기록’을 주제로 발표했다. 안 교수는 경전의 간행 기록과 서지적 특징 분석, 실담자(悉曇字) 표기와 가족의 질병 치유를 기원한 발문(跋文) 등을 통해 조선 전기 불교 신앙과 출판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안 교수에 따르면 “법륜사 소장본 경전은 관세음보살의 공덕과 다라니의 영험을 살린 경전으로 베껴 쓰거나 몸에 지니고 독송하면 재앙을 피하고 복과 장수를 얻는다는 신앙적 문헌의 성격을 띤다”며 “상·중·하 3권을 갖춘 1책 목판 절첩본으로 원간기·육미 발문·실담자와 한자음 병기·시주자와 각수 기록이 남아 있는 자료”라고 덧붙였다.

남권희 경북대 명예교수는 ‘법륜사 소장 ‘장승법수(藏乘法數)’의 서지적 특징과 문화유산적 가치’를 조명했다. 남 교수에 따르면 이 자료는 불교의 방대한 교리와 용어를 정리한 일종의 불교 사전이다. 1389년 무학대사가 다시 간행한 계통의 판본이다. 고려 승려와 원나라 학자들의 서문(序文) 및 간행 기록 등을 통해 고려 말 불교문화의 교류와 목판 인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최근 광주인재교육원에서 ‘문화유산의 가치를 만나다’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펼쳤다.

<한국학호남진흥원 제공>

조선 초기 과거제도와 왕명문서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에 대한 조명도 있었다.

박성호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434년 김수연에게 발급된 무과 급제 왕지(王旨·임금이 관리에게 주던 사령), 1450년 김호인의 문과 급제를 토대로 조선 초기 관리 선발 제도와 문서의 변천 과정을 살폈다.

전성건 경국대 교수는 고봉 기대승 종가 소장의 ‘양선생문답첩(兩先生問答帖)’을 통해 조선시대 학자들의 학문적 교류와 사상적 논의의 의미를 조명했다.

종합 토론에는 김희태 전 전라남도 문화재 전문위원을 좌장으로 이계표 문화유산위원, 이재준 장서각 책임사서원, 전경목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나영훈 목포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한편 홍영기 원장은 “지금까지 호남의 기록유산을 발굴, 보존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그러한 작업과 아울러 그 안에 담긴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다”며 “숨은 가치를 발굴해 향후 국가유산 등록이 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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