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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 "아산에 오면 삼성과 함께 큰다"…113조 투자 품고 '기업도시 대도약'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 내 피스앤파크 컨벤션. 지난 2일 오후 행사장 안에는 수도권 기업인과 투자·금융기관, 산업단지 관계자들이 속속 자리를 채웠다.

[현장] "아산에 오면 삼성과 함께 큰다"…113조 투자 품고 '기업도시 대도약'

포도밭에서 세계 첨단산업 메카로…삼성·현대 품은 아산, ‘투자 1번지’ 승부수'삼성전자 46조·삼성디스플레이 67조…113조 투자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지도 다시 그린다

오세현 시장 서울서 직접 투자 세일즈…“기업의 시간은 비용, 아산시가 투자 결정에 속도 더할 것”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아산시와 함께 성장”…신규 투자기업에도 협력 생태계 활짝

KTX 서울 36분·공항·항만·고속도로 연결…전력·용수·산업용지까지 ‘기업하기 좋은 도시’

오세현 아산시장이 투자유치 설명회장에서 아산의 우수한 기업 인프라와 지원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산시

[대전충청본부 = 주간한국 임덕철 기자]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 내 피스앤파크 컨벤션. 지난 2일 오후 행사장 안에는 수도권 기업인과 투자·금융기관, 산업단지 관계자들이 속속 자리를 채웠다.

이날 행사의 이름은 ‘2026 아산시 투자유치 설명회’.

그러나 단순한 지방자치단체의 투자환경 홍보행사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에 모두 1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 마련된 대규모 수도권 기업 세일즈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무대에 오른 오세현 아산시장은 기업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오늘 저는 아산에서 열리고 있는 새로운 기회를 기업인 여러분, 특히 수도권 기업인 여러분과 함께 나누기 위해 여러분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말 그대로 아산시장이 기업을 기다리는 대신 기업을 찾아 서울까지 올라온 것이다.

오 시장이 이날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왜 아산인가. 그리고 왜 지금 아산인가.’

그 답의 중심에는 삼성의 113조원 투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이미 구축된 거대한 제조업 생태계가 있었다.

아산은 이제 기업 한두 곳을 유치하는 차원을 넘어 삼성과 현대차를 ‘맏형 기업’으로 삼아 반도체·디스플레이·미래자동차·AI·로봇·바이오 기업들이 함께 성장하는 첨단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날 현장에 나온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들은 아산시와의 협력 경험을 직접 설명하며 새로 아산에 들어올 기업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요지는 분명했다.

"아산에 오면 혼자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세계적인 기업과 협력기업, 기술과 인력, 공급망이 집적된 산업생태계 안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산시 투자유치 설명회장에는 많은 기업인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사진=아산시

◇ “기다리지 않고 서울로 왔다”…시장이 직접 기업 세일즈

오 시장은 기업이 아산을 선택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로 ‘입지’를 꼽았다.

천안아산역에서 서울까지 KTX로 약 36분. 수도권과 사실상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된다.

여기에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비롯한 광역도로망이 받치고 있고, 청주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 평택·당진항으로 이어지는 육·해·공 물류 접근성도 강점이다.

오 시장은 “수도권에 가깝고 전국 어디에서나 빠르게 연결되는 곳, 사람이 오기 쉽고 물건이 들어오고 나가기 편한 곳이 아산”이라고 강조했다.

아산의 교통 경쟁력은 철도망 확충과 함께 더욱 커지고 있다. 기존 KTX·SRT 천안아산역에 수도권 전철 1호선과 장항선이 연결돼 있으며, 장항선 복선전철화 등 충남 서북부 철도망 개선도 아산의 산업·물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기반이 되고 있다.

도로와 철도, 항만과 공항이 서로 연결되면서 이른바 ‘30분 생활·산업권’이 확대되는 구조다.

◇ 40만 넘어선 젊은 도시…기업이 찾는 ‘사람’이 있다

기업이 투자지역을 결정할 때 공장 부지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아산시는 이 대목에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산시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외국인을 포함한 전체 인구는

40만5839명

이다. 주민등록인구 36만3678명에 외국인 4만2161명이 더해졌다.

불과 수년 전 30만명대 중반이던 도시가 40만 도시로 성장한 것이다.

특히 투자설명회에서 제시된 아산시민 평균연령은

40.9세

. 전국적인 고령화 흐름 속에서도 젊은 인구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아산시의 설명이다.

오 시장은 아산뿐 아니라 천안·평택을 연결하는 광역 생활권까지 기업의 인력시장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아산권 대학들과 수도권 전문인력까지 감안하면 기업들이 가장 고민하는 인재와 산업인력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결국 아산의 경쟁력은 ‘땅’만이 아니라

사람과 기업, 대학과 연구시설, 교통망이 함께 움직이는 산업 생태계

에 있다는 것이다.

◇ 삼성·현대가 먼저 선택했다…2500여 기업이 만든 제조업 생태계

아산의 가장 강력한 투자유치 카드는 이미 아산에 들어와 있는 기업들이다.

삼성전자 온양캠퍼스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축으로 수많은 협력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전기·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금속, 컴퓨터, 플라스틱·비금속 등 제조업의 스펙트럼도 넓다.

오 시장은 설명회에서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약 2500개 기업이 아산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산시

이는 신규 기업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공장을 새로 짓는다고 산업생태계까지 새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산에서는 이미 형성된 공급망과 숙련된 산업인력, 기술지원 시설, 물류망을 활용할 수 있다.

기업 하나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대기업과 협력기업이 새로운 기업을 끌어들이고 새 기업이 다시 또 다른 기업을 불러들이는 집적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 113조원 ‘초대형 투자’…아산 산업지도를 바꾼다

이 같은 산업생태계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에 투자하기로 한 규모는 모두

113조원

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67조원, 삼성전자가 HBM 등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 46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이다.

단순한 생산라인 증설을 넘어 아산의 산업구조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아산 생산거점을 고도화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기반을 확대한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XR 기기용 초고해상도 마이크로디스플레이 등이 주요 투자 분야다.

삼성전자 역시 온양캠퍼스를 중심으로 AI 시대 핵심 반도체인 HBM의 첨단 후공정 생산능력을 강화한다.

오 시장은 113조원의 규모를 서울시 1년 예산과 비교하며 기업인들에게 설명했다.

그만큼 한 지방도시에 집중되는 투자로는 이례적인 규모라는 의미다.

그러나 아산시가 주목하는 것은 113조원 자체가 아니다.

삼성의 투자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에서 건설과 물류, 연구개발, AI와 첨단제조까지 새로운 기업 수요를 만들어내는 ‘113조원 이후의 시장’에 아산시는 기대를 건다.

◇ 삼성전자 “온양캠퍼스, 첨단 HBM 핵심기지로”

이날 무대에 오른 삼성전자 관계자의 설명은 아산 산업의 미래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삼성전자 온양캠퍼스는 반도체 조립·검사를 넘어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를 담당하는 핵심 생산기지로 성장해왔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AI 산업 성장으로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온양캠퍼스의 전략적 가치도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온양캠퍼스를 기존 조립·검사 중심에서 차세대 HBM 첨단 후공정 핵심기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삼성 한 기업의 투자로 끝나지 않는다.

첨단 패키징 장비와 소재, 정밀가공, 검사·측정, 자동화, 물류 등 연관산업 기업들이 삼성과 가까운 곳에 생산·연구 거점을 둘 이유가 커지기 때문이다.

아산시가 이번 설명회에서 수도권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집중적으로 초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포도밭이 세계 디스플레이 메카로…삼성의 ‘아산 성공사례’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가 소개한 사진 한 장은 이날 설명회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20여 년 전 탕정 일대의 모습이었다.

한쪽에는 포도밭이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 자리에는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생산시설이 들어서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에서 LCD 시대를 거쳐 세계 최초 OLED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선도라는 성장사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아산에서 미래 디스플레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아산캠퍼스 설명..사진=주간한국

기존 아산 1단지에 2단지를 더해 세계 최대 수준의 미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측이 강조한 것은 아산시와의 ‘행정 파트너십’이었다.

기업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 때 입지와 인프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기업의 속도에 맞춰 움직이는 행정

이라는 것이다.

◇ “아산에 올 다음 기업도 함께 뛴다”…삼성의 초대장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의 마지막 메시지는 이날 참석한 기업인들을 향했다.

아산시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0여 년간 함께 만들어온 성장 경험을 새로운 투자기업도 공유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아산에 새롭게 들어오는 기업은 빈 운동장에서 혼자 출발하는 기업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라는 글로벌 기업이 이미 뛰고 있고 수많은 1·2차 협력업체와 제조기업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

삼성의 113조원 투자는 이 생태계를 더욱 확대하는 기폭제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이날 “아산과 함께할 다음 신화의 주인공은 여러분”이라는 취지로 기업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는 사실상

‘아산으로 오면 선배기업 삼성과 이미 구축된 산업생태계가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는 초대장

으로 받아들여졌다.

아산시 역시 삼성의 대규모 투자를 삼성만의 성장으로 끝내지 않고 지역기업과 신규 투자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생태계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 기업의 시간은 비용…10개월 걸릴 인허가 3개월로

아산시가 기업인들에게 가장 강조한 또 하나의 경쟁력은 ‘속도’였다.

오 시장은 “기업의 시간은 곧 비용”이라고 말했다.

삼성 투자 과정에서는 이 말이 실제 행정으로 이어졌다.

아산시는 지난 7월 삼성의 113조원 투자계획 발표 이후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삼성 투자 행정지원 추진체계를 가동했다.

인허가와 기반시설, 기업유치, 인력, 교통, 전력, 정주여건 등을 개별 부서가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대신 관련 부서와 기관이 동시에 움직이는 방식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 신규 투자와 관련해 당초 약 10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복잡한 행정절차가 약 3개월로 단축됐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명회장에서 신속한 인허가와 기반시설 지원에 직접 감사를 표했다.

아산시 입장에서는 ‘기업 친화 행정’을 홍보문구가 아니라 삼성이라는 실제 사례로 증명한 셈이다.

오 시장도 “삼성뿐 아니라 중요하고 시급한 기업에 대해서는 TF를 구성해 기업이 원하는 시점에 생산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산업용지·전력·용수까지…“공장 지을 준비가 돼 있다”

기업을 유치하려면 기업이 들어갈 땅이 있어야 한다.

아산시는 동·서부권에 걸쳐 대규모 산업입지를 준비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첨단제조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투자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공업용수와 전력, 도시가스 등 기반시설 확보도 투자 상담 초기부터 함께 점검한다.

특히 삼성의 대규모 신규 투자 과정에서는 충남도와 아산시, 기업, 한국전력,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 협력을 통해 전력과 용수 문제를 선제적으로 풀어가는 체계를 구축했다.

기업을 유치한 뒤 기반시설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결정 단계부터 공장 가동 시점까지 역산해 행정과 인프라를 함께 준비하는 방식

이다.

◇ KTX·SRT에 장항선까지…서해안 산업벨트 중심으로

교통망 확충도 아산의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천안아산역은 KTX와 SRT를 통해 수도권과 전국 주요 도시를 연결하고 있으며 수도권 전철과 장항선 철도망도 아산을 관통한다.

장항선 복선전철 사업을 비롯한 충남 서북부 철도망 개선은 아산에서 예산·홍성·서해안권으로 이어지는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서부내륙고속도로를 비롯한 충남 서부권 광역도로망이 확충되면서 아산은 수도권 남부와 충남 서북부, 서해안 산업지역을 연결하는 결절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평택·당진항과의 접근성까지 감안하면 반도체·디스플레이와 자동차 등 수출 제조기업 입장에서는 물류 경쟁력이 상당하다.

◇ 수출이 증명한 제조업 경쟁력

아산의 산업 경쟁력은 수출에서도 확인된다.

아산시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아산의 수출액은

694억9천만 달러

로 전국 수출의 약 **9.1%**에 달했다.

2024년 645억7천만 달러에서 다시 증가했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구축된 수출 제조업이 아산 경제의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산시는 이 같은 산업 기반 위에 반도체·디스플레이와 미래모빌리티, AI를 결합해 ‘제조혁신형 제2의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천안아산역 일대와 산업단지, 연구·실증시설을 연결해 연구개발에서 실증, 생산, 수출까지 한 지역 안에서 이어지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 말뿐인 투자유치 아니었다…현장에서 260억원 ‘결실’

서울까지 올라온 투자 세일즈는 이날 곧바로 첫 결과를 만들어냈다.

원익IPS와 씨앤엠, 에이티이엔지 등 3개 기업이 아산시와

총 260억원 규모의 투자의향

을 확인했다.

예상 신규고용은 285명이다.

원익IPS는 100억원을 투자하고 250명을 고용해 평택의 일부 사업장을 아산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씨앤엠은 60억원을 투자해 15명을 고용하고, 에이티이엔지는 아산 음봉면 기존 사업장을 확장하면서 100억원을 투자하고 20명을 추가 고용할 예정이다.

삼성의 113조원 투자 발표 이후 아산시가 기대했던 ‘대기업 투자→협력·첨단기업 투자→고용 확대’라는 선순환의 첫 장면이 서울 투자설명회 현장에서 구체화된 것이다.

에이텍솔루션 대표가 아산시에서 기업운영과정에서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아산시

◇ 기업만 데려오지 않는다…주거·금융까지 한 묶음

이날 눈길을 끈 것은 기업투자 협약만이 아니었다.

산업단지 시행사 9곳과 공동주택 사업자 3곳, IBK기업은행 아산지점 등 모두 13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상생협력 지원투자 협약’도 이뤄졌다.

산업단지에 기업을 유치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주택을 확보하고 기업에 필요한 금융까지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단지-기업-주택-금융-정주여건을 하나의 투자 생태계로 묶겠다는 것이다.

행사 후반에는 기업별 1대1 상담이 이어졌다.

기업 관계자들은 필요한 부지 면적에서부터 전력·용수·물류, 인력 확보, 인허가, 투자보조금과 세제 혜택까지 실제 공장 투자를 전제로 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화려한 투자유치 구호보다 기업이 실제 공장을 짓고 생산라인을 돌리는 데 필요한 문제들이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 113조 이후가 더 중요하다…‘자본이 자본을 부르는 도시’

오 시장은 이날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를 언급하며 “자본은 자본을 부른다”는 메시지를 기업인들에게 던졌다.

지금 아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압축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의 113조원은 삼성 공장을 확장하는 데서 끝나는 돈이 아니다.

건설과 장비, 소재·부품, 물류, 연구개발, 자동화, AI, 주택과 상업시설까지 또 다른 시장을 만들어낸다.

그 시장을 보고 새로운 기업이 들어오고, 새로운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면 다시 사람이 모인다.

사람이 늘면 주거와 교육·문화·교통 인프라가 확충되고, 도시의 경쟁력이 다시 기업을 끌어들이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아산시가 삼성의 113조원 투자를 단순한 ‘대기업 투자유치 실적’으로 보지 않는 이유다.

행사가 끝날 무렵 오 시장은 기업인들에게 다시 한번 아산행을 권했다.

“돈이 모이는 곳에 돈을 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인 여러분, 아산에 투자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투자가 확실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아산시가 기업을 섬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이날 투자설명회는 결국 하나의 질문과 하나의 답으로 압축됐다.

‘왜 지금 아산인가.’

113조원을 투자하는 삼성,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기존 제조업 생태계, 40만을 넘어선 젊은 도시, 수도권과 연결된 교통망, 전력과 용수·산업용지, 그리고 기업의 시간에 맞춰 움직이겠다는 행정.

여기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로 아산을 선택할 기업들에게 ‘함께 성장할 산업생태계의 동반자’로 손을 내밀고 있다.

20여 년 전 포도밭이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으로 변했던 아산.

이제 그곳에서

‘삼성 113조원 이후’의 두 번째 산업지도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임덕철 기자 kdc949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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