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서 비전 AI 탑재 무인 트랙터·로봇 현장 시연
제조업 넘어 데이터 기반 ‘솔루션 구독’ 모델 추진
감병우 대동 개발부문장 전무. 사진=데일리한국
[경남 창녕=데일리한국 남궁휘 기자] "AI 자율작업 트랙터는 농업 솔루션 기업 전환의 출발점입니다."
감병우 대동 개발부문장 전무는 지난 28~29일 경상남도 창녕군 대동 창녕 캠퍼스에서 열린 ‘2026 대동 테크 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감 전무는 "AI 자율작업 트랙터는 단순한 작업 장비를 넘어 농업 데이터를 수집하는 플랫폼 역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동은 농업 현장에 '피지컬 AI'를 적용해 농민의 노동 부담을 줄이고, 관리 중심의 농업으로 전환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업 운영 전반의 효율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사업 구조 역시 변화한다. 기존 농기계 산업은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을 판매하고 부품 교체 및 작업기 중심의 애프터마켓 수익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제조업이었다.
앞으로 대동은 농업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및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제시했다.
감 전무는 "작업 과정에서 축적되는 토양 상태, 작업 효율, 환경 정보 등은 서버로 업로드 되고 이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AI 모델이 고도화된다"며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트랙터에 반영되기 때문에 장비가 많아질수록 데이터가 축적되고 성능이 개선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대동커넥트앱. 사진=대동 제공
◇ 데이터 쌓아 농사 바꾼다…AI 에이전트로 정밀농업 구현
대동이 목표로 하는 AI 에이전트는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료 투입량을 최적화하고, 작물 생육 상태에 따라 방제 시점을 제안하는 정밀농업 솔루션이다.
감 전무는 "비료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수확량을 유지하거나 높이는 방식의 실증을 새만금 지구 등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생산성 개선 효과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구조가 자리 잡으면 농민의 역할도 달라진다. 과거에는 장비를 구매한 뒤 경험과 감각에 의존한 농업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하는 관리형 농업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그는 "농민은 더 이상 기계를 사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짓는 방법과 운영 기술을 서비스 받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동이 구상하는 핵심 수익 모델은 '솔루션 구독'이다. 자율작업 기능, 작업 시나리오, 정밀농업 데이터,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등에 세분화해 농민들이 경작지 상황이나 경작물 종류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구독하는 방식이다.
이는 자동차 산업에서 확산되고 있는 커넥티드 서비스 모델과 유사하다. 트랙터, 서버, 모바일 앱이 연결되는 커넥티드 환경에서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추가된다.
대동의 AI 트랙터 HX1400AI. 사진=데일리한국
◇ “사람 없이 앱으로”…AI 트랙터 현장 시연
창녕 캠퍼스 인근에서 시연된 AI 트랙터 'HX1400AI'는 대동의 이러한 비전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트랙터는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경작을 이어갔다. 현장 관계자는 모바일 앱을 이용해 트랙터를 원격 제어했다.
AI 트랙터는 경작지 입구에 세워둔 뒤 앱으로 작업을 지시하면 부착된 작업기를 인식하고 경로를 생성해 작업을 수행한다.
시야가 제한되는 야간이나 악천후 상황에도 미리 경작지 범위를 인식해두면 자율작업이 가능하다. 경작지 인식은 수동이 아닌 'GIS(지리정보시스템) 맵핑'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다.
AI 트랙터 내부. 사진=데일리한국
이 트랙터의 핵심은 카메라 기반 비전 AI 기술이다. 고가의 라이다 대신 카메라를 활용해 상용화와 접근성을 높였다.
트랙터 캐빈 위 스마트루프에 장착된 6개의 카메라가 360도 전방위를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ADCU 2.0 시스템이 주행을 제어한다.
HX1400AI는 140마력급 엔진을 탑재한 대형 트랙터다. 고출력 장비를 넘어 자율작업 기능이 결합된 AI 기반 지능형 농업 장비다. 후방 3점부 약 3.8톤 수준의 작업기 제어 능력과 고유량 유압 시스템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업기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창녕에서 농사를 짓는 성광석 씨는 "예전에는 사람이 얼마나 똑바로 가느냐가 농사 실력이었는데 이제는 기계가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며 "요즘 농촌은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려운데 이건 스위치만 누르면 알아서 하니까 훨씬 수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화범 대동 AI로봇기술개발팀 팀장은 "비전 AI 기술을 적용해 상용화 및 접근성의 속도를 끌어올렸다"며 "내달 중 50대 가량 출하 예정으로, 올해 국내 판매 목표는 300대"라고 말했다.
대동커넥트앱. 사진=대동 제공
◇농기계에서 플랫폼으로…‘SDT 전략’ 본격화
대동은 농기계를 단순 장비가 아닌 서비스 플랫폼으로 정의하는 SDT(소프트웨어 중심 트랙터) 개념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트랙터를 하나의 하드웨어 제품이 아닌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한 통신 인프라도 구축했다. 대동은 위성통신 기반 데이터 전송을 위해 KT SAT와 지난해 MOU를 맺었으며, 지상 통신망은 LG유플러스와 계약했다.
계열사들도 역할을 나눠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의 라벨링 및 이상치 처리는 대동AI랩이 담당하고, 서비스 관제를 위한 오퍼레이션 센터와 데이터 서버는 대동에그테크가 운영한다.
기술 차별화 전략도 분명하다. 이번 AI 트랙터는 소규모 농경지가 많은 국내 환경에 맞춰 카메라 기반 '비전 AI'를 적용했다.
고가의 라이다 대신 카메라를 활용해 논둑과 장애물을 실시간 감지하며 정교한 주행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농기계 기업 존디어 등과 차별화된다.
대동은 2028년까지 AI 기반 트랙터의 군집작업과 생육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하고, 2030년까지 농업 전주기의 자동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AI 트랙터가 로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대동 제공
“농업도 로봇으로”…대동로보틱스,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
대동은 자회사 대동로보틱스를 중심으로 농업 로봇 사업도 본격 확대하고 있다.
특히 실제 농가 현장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축적하며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오르막·내리막·험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했고, 1000시간 이상의 반복 자율주행을 통해 약 360만장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예초 작업기를 장착한 운반로봇. 사진=데일리한국
이번 행사에서는 실내외 자율주행이 가능한 운반로봇도 공개됐다. 이 로봇은 실외에서는 GPS 기반, 실내에서는 라이다 기반으로 주행하며 공장 자동문을 통과해 화물을 운반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트레일러를 연결하면 최대 1톤까지 운반이 가능하다.
예초 로봇도 함께 공개됐다. 운반로봇에 예초 작업기를 결합한 형태로, 과수 농가의 반복 작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
현장에서는 넓은 부지를 따라 자율주행하며 잡초를 제거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여기에 AI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모델도 선보였다. 작업 중 손을 사용하지 않고 음성 명령만으로 제어할 수 있어 고령화된 농촌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제품은 모두 올해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강성철 대동로보틱스 대표. 사진=데일리한국
강성철 대동로보틱스 대표는 "농작업 현장은 매일 환경이 바뀌는 비정형 공간"이라며 "실내외를 넘나들며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하는 로봇 플랫폼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기반의 로봇을 개발해 운반부터 제초, 방재, 수확까지 아우를 수 있게 고도화할 것"이라며 "향후 농업을 넘어 물류, 건설 등 다른 산업계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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