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의 차세대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육군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의 마지막 관문인 성능확인평가를 다음 주 내로 마무리한다. 1년 이상 지연되며 유찰 위기까지 거론됐던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서 3개월 내 최종 사업자 선정 가능성이 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이달 초 참여한 육군 다목적 무인차량 성능확인평가를 다음 주 내로 완료할 예정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평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능확인평가는 최고속도와 항속거리 등 6개 항목을 기준으로 약 3주간 진행된다. 경쟁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같은 평가를 완료했다.
현대로템이 평가를 마치면 사업은 기종결정 단계로 넘어간다. 방위사업청은 성능확인평가와 가격 투찰을 거쳐 5월 기종결정 평가를 실시하고, 6월 위원회 심의를 통해 상반기 중 최종 계약을 마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절차 공정성을 둘러싼 갈등으로 장기간 표류했다. 현대로템은 평가 방식과 기준에 문제를 제기하며 참여를 거부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단독으로 성능확인평가를 진행했다. 경쟁 입찰이 성립하지 않으면 사업이 유찰되는 구조인 만큼 업계에서는 사업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이후 방사청 중재와 업체 간 합의로 현대로템이 입찰 절차에 참여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은 육군이 추진하는 미래형 전투체계의 핵심 전력이다. 감시·정찰, 전투 지원, 물자 이송 등을 수행하는 지상 플랫폼으로,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병력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초기 사업 규모는 약 500억원 수준이지만, 군 무인차량 운용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후속 사업과 해외 시장 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로템은 'HR-셰르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을 앞세워 맞붙었다. 두 기업은 과거 신속시범사업에서도 경쟁하며 낙찰자를 추첨으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사업에서도 성능평가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갈등을 빚었다.
방사청은 최저가 입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평가 기준으로 최대성능확인 방식을 도입했다. 제안서에 기재된 성능을 기준으로 상대평가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군 작전운용성능(ROC)을 충족하면 충분하다는 지적과 함께, 불필요한 성능 경쟁을 유도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예를 들어 요구 최고속도가 시속 100킬로미터(km)일 경우 이를 충족한 장비는 모두 기준을 만족하지만, 더 높은 속도를 기준으로 우열을 가리면 업체 간 과도한 성능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현대로템은 성능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HR-셰르파에는 드론 방어체계(C-UAS) 기술을 적용했다. 레이다 기반으로 드론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체계다. 육군 사업 요구사항에는 포함되지 않은 기능이지만, 향후 수출을 고려해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에 드론 대응 체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장비에는 해당 기능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HR-셰르파와 아리온스멧 모두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동 기반 무인차량이다. 고성능 삼원계 배터리를 적용해 주행거리와 출력 성능을 확보했다. 배터리를 완충했을 때 1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상반기 내 최종 사업자가 선정되면 육군의 첫 무인화 전투체계 도입이 본격화한다. 동시에 국내 무인 전투체계 표준을 선점하는 기업이 결정되는 만큼 향후 사업과 해외 진출 경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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