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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대건설, 美 대형원전 건설 지연… 불확실성 더 커지나

회사는 이 전략을 통해 스타트업 단계에서 벗어나 보다 확장된 기업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신임 CEO 선임과 본사 이전 등 조직 재편 절차를 고려할 때 현대건설의 미국 대형 원전 사업 일정에도...

현대건설, 美 대형원전 건설 지연… 불확실성 더 커지나

현대건설의 미국 대형 원전 건설이 지연될 전망이다. 현대건설과 미국 대형 원전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 계약을 맺은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의 핵심 경영진이 물러나면서다. 현대건설은 당초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했던 EPC(설계·조달·시공) 계약 예상 시점을 하반기로 조정했다. 페르미 아메리카 안팎의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어 향후 사업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왼쪽)와 토비 노이게바우어 페르미 아메리카 전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10월 홍콩에서 프로젝트 마타도르의 후속 사업 진행에 대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 현대건설

관련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페르미 아메리카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토비 노이게바우어(Toby Neugebauer)는 최근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더불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마일즈 에버슨(Miles Everson)도 함께 사임했다. 다만 두 사람은 모두 이사회 구성원으로 남는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CEO 공백에 따라 공동 CEO 체제로 임시 운영되면서 차기 CEO 선임을 위해 헤드헌팅 기업을 통해 CEO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 본사도 현재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에서 텍사스주 댈러스로 이전한다. 기존 본사가 있는 아마릴로에는 외곽에서 추진 중인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 현장 사무소를 두고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페르미 아메리카의 이같은 재편은 ‘페르미 2.0’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는 이 전략을 통해 스타트업 단계에서 벗어나 보다 확장된 기업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신임 CEO 선임과 본사 이전 등 조직 재편 절차를 고려할 때 현대건설의 미국 대형 원전 사업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5년 10월 페르미 아메리카와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 내 대형 원전 4기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FEED)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이 계약을 계기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대형 원전 건설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기본설계와 본공사 준비를 병행하며 올해 상반기 안에 기본설계 용역 계약의 다음 단계인 EPC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최근 EPC 계약 체결 예상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예상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페르미 아메리카와의 EPC 본계약은 올해 하반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페르미 경영진 사임 등과 무관하게 대형 원전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며 “현대건설과 페르미 아메리카는 앞으로도 협력과 사업을 지속 수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 개발사인 페르미 아메리카는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전력망 단지인 복합 에너지 및 AI 캠퍼스를 조성하는 ‘프로젝트 마타도르’(Project Matador)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AP1000 대형 원전 4기, 소형모듈원전(SMR), 가스복합화력, 태양광,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결합한 총 11기가와트(GW) 규모의 독립형 전력 공급 인프라와 이 전력을 활용할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현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최근 페르미 아메리카 안팎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내 갈등이 격화하고 핵심 고객 확보가 지연될 경우 프로젝트 추진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미 경제지 포춘 등은 노이게바우어 전(前) CEO가 정당한 사유 없이 CEO직에서 해임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노이게바우어 전 CEO는 모든 주주를 위한 수익 창출을 위해 즉각적인 회사 매각 절차를 지지한다며 회사 매각을 촉구하고 있다.

노이게바우어 전 CEO는 미국 정부의 무역 정책 등으로 한국 기업의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올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행사에서 노이게바우어 전 CEO가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 상무장관과 한·미 무역협상 계획, 페르미 아메리카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자본 투자 지연 문제 등을 놓고 불만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마타도르 프로젝트에는 현대건설 외에도 한국수력원자력,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참여하고 있다. 당시 노이게바우어 전 CEO는 “단지 회사의 사업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직설적인 대화를 나눴을 뿐이다”고 밝혔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고객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5년 12월 한 고객사는 페르미 아메리카 프로젝트와 관련한 1억5000만달러(약 22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취소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올해 3월 핵심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주주 집단소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페르미 아메리카가 고객사 계약 취소 이후 프로젝트 마타도르의 수요를 잘못 전달했다는 주주들의 비판 속에 집단소송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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