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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향유고래도 사람처럼 소리를 골라 말해요

연구를 이끈 가슈페르 베구슈 교수는 "향유고래의 소통은 지금까지 알려진 동물 소통 방식 가운데 사람의 말소리 체계와 가장 가까운 사례"라며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향유고래의 소통 의미를 해독하는 연구를...

향유고래도 사람처럼 소리를 골라 말해요

향유고래는 짧은 소리를 여러 번 이어 만든 ‘코다’를 이용해 서로 소통한다. 위키피디아 제공

향유고래 코다의 소리 패턴을 나타낸 그림. 고래마다 소리의 개수와 간격, 형태가 다르게 나타난다.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 프로시딩스B 제공

사람이 ‘아’, ‘이’처럼 서로 다른 모음을 골라 말하듯, 바다에 사는 향유고래도 비슷한 방식으로 소통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끌어요. 서로 다른 소리를 선택해 의미를 주고받는다는 것.

향유고래는 ‘코다’라고 불리는 짧은 딸깍 소리를 이어 내며 의사소통해요.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와 캐나다·미국 공동 연구팀이 이 코다를 분석한 결과, 향유고래의 소통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여러 특징이 어우러진 꽤 정교한 방식이라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어요.

코다는 짧은 소리를 여러 번 이어 만든 하나의 ‘소리 묶음’이에요. 소리의 횟수와 간격에 따라 수십 가지로 나뉘며, 무리 속에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해요. 또 같은 향유고래라도 집단마다 서로 다른 코다를 사용하는데, 이는 사람이 사투리를 쓰는 것과 비슷한 모습!

연구팀은 카리브해 도미니카 근처 바다에서 수집한 코다 3948개를 분석했어요. 그 결과 소리가 한 번 크게 들리는 ‘아형’과 두 번 나뉘어 들리는 ‘이형’으로 구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지요. 사람이 입과 목 모양을 바꿔 ‘아’와 ‘이’를 구분하듯, 향유고래도 코 안쪽 공기 주머니의 모양을 바꿔 서로 다른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여요.

여기에 길이 차이도 있었어요. ‘아형’은 보통 더 길게 들렸고, ‘이형’은 짧은 소리와 긴 소리로 나뉘어 나타났어요. 사람도 ‘아~’와 ‘아!’처럼 길이를 바꿔 느낌을 다르게 전하듯, 향유고래도 소리 길이를 달리해 서로 다른 신호를 주고받는 것.

또 상황에 따라 특정 소리를 더 자주 사용하는 모습도 확인됐어요. 어떤 코다에서는 ‘아형’과 ‘이형’이 비슷하게 섞여 나타났지만, 다른 코다에서는 한쪽 소리가 훨씬 많이 반복됐거든요. 이는 향유고래가 상황에 맞춰 필요한 소리를 골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흥미롭게도 고래마다 ‘말하는 속도’도 달랐어요. 사람마다 말이 빠르거나 느린 것처럼 향유고래도 코다를 내는 기본 속도가 서로 달랐지요. 또 앞뒤 소리의 영향을 받아 다음 소리가 달라지는 현상도 나타났는데, 이는 사람의 발음에서 나타나는 연음(앞뒤 소리가 붙으면서 발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현상)과 비슷한 특징이에요.

연구를 이끈 가슈페르 베구슈 교수는 “향유고래의 소통은 지금까지 알려진 동물 소통 방식 가운데 사람의 말소리 체계와 가장 가까운 사례”라며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향유고래의 소통 의미를 해독하는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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