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차 5개년(2026~2030년) 규획 요강 투표에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신경진 특파원
지난 2월 26일 중국 항저우의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유니트리를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왼쪽 두번째) 독일 총리가 로봇의 시연을 관전하고 있다. 12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인공지능, 핵융합 발전, 우주탐사 등 8대 첨단 기술 혁신 등을 담은 15차 5개년 규획을 확정하며 폐막했다. EPA=연합뉴스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첨단 기술의 자립을 강조한 15차 5개년 규획(規劃)을 확정한 뒤 폐막했다.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은 지난 1953년부터 구소련의 5개년 계획(plan)을 도입해 시행했다. 2006년 11차부터는 계획경제 탈피를 내세워 규획(program)으로 성격을 바꿨다.
이날 자오러지(趙樂際) 전인대 위원장은 폐막 연설에서 “15차 5개년 규획의 좋은 출발을 위해 노력해, 한 걸음씩 거대한 비전을 아름다운 현실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2762명의 전인대 대표는 과학기술 예산을 지난해보다 10% 증액해 4264억2000만 위안(약 90조7200억 원)으로 편성한 2026년 예산안을 찬성 2745표, 반대 11표, 기권 6표로 통과시켰다.
15·5 규획은 오는 2030년까지 중국의 발전전략을 이른바 신질(新質)생산력과 기술자립·내수·안보로 설정했다. 5년 전 14·5에서 천명했던 고품질 성장 기조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옥 기자
ITER(국제 열핵융합 실험로)의 자석 공급 시스템 설계도. 세계 최대 규모이자 가장 중요한 국제 과학 연구 프로젝트 중 하나인 ITER는 '인공 태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2일 중국은 핵융합 발전을 새롭게 포함한 15차 5개년 규획을 확정했다. 신화통신
오는 2035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2020년의 2배로 늘이겠다는 중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9개 신규 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지난 5일 리창(李强) 총리는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15·5 규획 요지에 6개 방면, 109개 중요한 프로젝트를 담았다”며 “신질생산력 28건, 인프라 23건, 도농융합 9건, 민생 25건, 녹색·탄소저감 18건, 안보 6건”을 열거했다.
중국은 국내외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산업 전략의 문법도 바꿨다.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KOSTEC)는 15·5 규획을 해부한 보고서를 내고 “중국이 전통제조업의 기반을 유지하면서, 신흥산업과 미래산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3층 산업구조전략을 채택했다”고 분석했다. 5년전에는 없던 드론을 앞세운 저고도 경제, 바이오 제조, 인바디드 AI(具身智能·피지컬 AI)를 새롭게 추가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외적인 기술 압박과 대내적인 인구 감소 속에서 생산성을 높여 경제를 운용하겠다는 정책 변화로 풀이된다.
김준연 KOSTEC 센터장은 중앙일보에 “중국의 15·5 규획의 규모에 함몰될 필요는 없다”며 “기술 주기가 빠른 첨단분야일수록 한 번의 성공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원 펀치 게임이 아닌 장거리 레이스”라고 강조했다. “반도체·기계·휴머노이드 등 한국이 강세인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형 연구개발(R&D) 모델을 만들어가는 참고 자료로 이번 중국의 15·5 규획을 자세히 해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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