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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함영진의 부동산화수분] 非아파트 '주목'…연립·다세대 부활하나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있던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거래가 위축되고 수요자 매입 움직임이 주춤했던 분위기와 달리 최근에는 거래량이 증가하고 매매 가격과 전셋값도 동시에 오르는 모습이다.

[함영진의 부동산화수분] 非아파트 '주목'…연립·다세대 부활하나

서울 송파구 빌라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있던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거래가 위축되고 수요자 매입 움직임이 주춤했던 분위기와 달리 최근에는 거래량이 증가하고 매매 가격과 전셋값도 동시에 오르는 모습이다. 비아파트가 높은 아파트 가격 부담과 공급 부족 속에서 현실적인 내 집 마련 대안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최근 시장의 변화는 거래량에서 먼저 확인된다. 수도권 연립·다세대 거래량은 2024년 5만 9609건에서 지난해 6만 7380건으로 13%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만 961건이 거래돼 현재 추세라면 지난해 거래량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같은 시기 서울은 2만 6341건에서 3만 3671건으로 약 27%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도 이미 2만 1296건이 거래됐다. 경기도 역시 2만 3994건에서 2만 4729건으로 늘었고, 인천도 비교적 꾸준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 사기 이후 얼어붙었던 비아파트 시장이 실수요를 중심으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격 역시 같은 흐름이다. 수도권 연립·다세대 호당 평균 매매 가격은 2024년 2억 5941만원에서 지난해 2억 9828만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3억 1719만원까지 상승했다. 서울은 같은 기간 3억 6290만원에서 4억 2556만원으로 6300여만원 올랐고, 경기도 역시 1억 9976만원에서 올해 2억 3133만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

전세 시장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연립·다세대 호당 평균 전셋값은 2024년 1억 9650만원에서 올해 2억 1028만원으로 올랐다. 서울은 2억 3025만원에서 2억 4230만원으로, 경기도는 1억 5870만원에서 1억 7006만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매매 가격과 전셋값이 함께 오르는 것은 단순한 투자 수요보다 실거주 수요가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가 크다. 전셋값 상승이 실제 거주를 위한 매입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공급 감소·아파트 급등이 만든 구조적 대체 수요

비아파트 시장 회복의 가장 큰 배경은 공급 부족이다. 2024년과 지난해 일시 회복을 보였던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이 올해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수도권 전체 주택 착공은 2024년 16만 5150건에서 지난해 16만 6823건으로 2023년(6만 3583건)에 비해 개선된 공급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 4만 8855건에 그치며 전년 동기 6만 5631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올 상반기의 반기별 착공 물량을 비교하면 서울은 지난해 1만 2866건에서 올해 9630건, 경기도는 4만 6021건에서 3만 408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아파트 착공 감소 폭도 상당하다. 서울 아파트 착공은 지난해 1만 736건에서 올 상반기 6615건으로 줄었고, 경기도 역시 지난해 4만 1997건에서 올 상반기 2만 7807건에 불과하다. 착공 감소는 2~3년 후 입주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향후 공급 부족 우려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공급 감소와 함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도 비아파트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서울 주요 지역은 물론 외곽 지역까지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와 신혼부부는 물론 무주택 실수요자의 자금 부담이 크게 늘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기자본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수억 원 저렴한 연립·다세대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같은 생활권에서 아파트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고, 일부 한강 벨트의 경우 향후 재개발 등 정비사업 가능성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서울 한강 변 또는 역세권 재개발 예정 지역에서는 실거주 목적과 미래 개발 기대가 결합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모아타운과 신속통합기획 등 재개발 사업성이 개선되고 각종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되면서 역세권이나 도심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은 아파트를 일부 대체할 수 있는 주거상품으로 연립·다세대를 인식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세 시장 변화도 중요한 요인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지속해서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연립·다세대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전세 사기 이후 보증보험 가입, 권리관계 확인, 임대인 정보 공개 등 안전 장치가 강화되면서 비아파트에 대한 심리적 불안도 일정 부분 완화되고 있다. 무조건 기피하기보다 안전성을 충분히 확인한 뒤 거래하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거래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극화 심화…선별적 접근이 관건

모든 비아파트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입지와 상품성에 따른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재개발 가능성이 작고 노후도가 심한 지역이나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가격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동일 지역 내에서도 가격 편차가 크기 때문에 개별 입지에 대한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아파트를 내 집 마련 대상으로 고려한다면 입지 경쟁력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지하철역 접근성, 생활편의 시설, 학군, 직주근접성은 향후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여기에 정비사업 가능성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단순히 개발 예정이라는 소문만 믿기보다 정비구역 지정 여부, 추진위원회 구성, 조합 설립 단계 등 사업 진행 상황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권리관계 확인도 필수다. 등기부등본을 통해 근저당권과 압류 여부를 확인하고, 전세 계약시에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매도 기간이 길 수 있으므로 단기 시세차익보다는 실거주와 중장기 보유를 전제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비아파트 시장의 회복은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아파트 가격 급등과 공급 감소가 만들어낸 구조적인 대체 효과로 봐야 한다. 앞으로도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가격 부담이 지속된다면 연립·다세대는 실수요자의 또 다른 선택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역별 양극화도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아파트라는 하나의 범주로 접근하기보다 입지와 개발 가능성, 안전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동산리서치랩장(2024.03.04~재직중)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발전자문위원회 위원 위촉(2023.06.29~2024.06.28)

▲전 ㈜직방 빅데이터랩장(2018.4~2024.02.20)

▲전 서울시 지방세 세수추계 자문위원(2022.6~2023.12)

▲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2012.11~2018.3)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weeklyh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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