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할인행사에 평소보다 북적…홈플러스, 씁쓸한 '마지막 쇼핑'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청산 위기에 놓인 홈플러스가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지난 9일부터 최대 90% 재고 정리 할인에 들어간 대구 지역 매장에는 생필품을 저렴하게 사려는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할인행사에 평소보다 북적…홈플러스, 씁쓸한 '마지막 쇼핑'

12일 대구 홈플러스 수성점 매장 계산대에 할인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박수연 기자

“한 개 살 걸 일부러 두 개 샀어요.”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청산 위기에 놓인 홈플러스가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지난 9일부터 최대 90% 재고 정리 할인에 들어간 대구 지역 매장에는 생필품을 저렴하게 사려는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계산대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인기 상품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매장 곳곳 진열대는 텅 비어 있었다.

행사 4일째인 12일 오후 홈플러스 대구 수성점. 식품과 생활용품을 가득 담은 쇼핑카트를 끄는 고객들이 계산대를 메웠다. 대규모 할인 행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장을 보러 나온 한 시민은 “평소에는 잘 안 사던 물건도 이번에는 샀다”며 “한 개 살 걸 두 개 샀다. 홈플러스가 어렵다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애들 속옷도 할인 폭이 커서 여러 개 담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은 “뉴스를 보고 왔다”며 “원래도 자주 오는 곳인데 오늘 와보니 평소 때와는 다르게 물건이 많이 빠져 있었다”고 했다. 이어 “평소보다 사람이 훨씬 많다”며 “행사 때문에 싸게 사려는 사람들이 많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홈플러스 대구 수성점 식품 매대가 대부분 비어 있다. 박수연 기자

매장 안에서는 소비자들이 할인 상품을 둘러보며 가격을 확인하고 있었다. 평소보다 많은 손님이 몰리자 직원들도 진열대 정리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텅 빈 진열대 사이를 오가던 손님들은 남아 있는 상품을 찾기 위해 허리를 숙이며 매대를 살폈고, 매장 한쪽에서는 스마트폰을 켜고 인터넷 최저가와 가격을 비교하는 소비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생활용품과 의류 등은 비교적 재고가 많이 남아 있었지만 인기 상품은 이미 대부분 물량이 동난 상태였다. 특히 냉동식품 코너는 냉동 베리와 각얼음 등 자체브랜드(PB) 재고 상품들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조명이 켜진 매대 곳곳에는 빈 선반만 길게 이어졌다.

직원들도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었다. 의류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폐업 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 손님이 훨씬 많다”며 “할인 행사 이후 계산대 대기 줄이 길어져 영업 종료 후에도 계산만 30분 정도 더 이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할인 행사는 벌써 4일째 진행 중인데 금요일부터 계속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도 “평소 정상 영업했을 때 수준으로 손님이 찾고 있다”며 “지금 판매되는 물건들은 대부분 재고 물량이고, 다시 입고되는 상품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주어지는 즉시항고 기간 내에 극적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해야만 회생 절차를 이어갈 수 있다. 만약 기한 내 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법원은 파산을 선고하고 본격적인 청산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할인 행사에는 저렴한 가격을 찾는 소비자들이 몰리는 동시에, 청산을 앞둔 대형마트의 마지막 풍경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씁쓸한 시선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12일 홈플러스 대구수성점 냉장 식품 코너에서 고객들이 남아 있는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박수연 기

12일 홈플러스 대구수성점 입구에 부착된 할인행사 안내문. 박수연 기자

박수연 기자 waterkite@idaegu.com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