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테크 아카데미 2026'에서 전시된 '한국형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탄도수정신관', '정밀유도포탄' 모형.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과 155mm 정밀유도포탄을 공개하며 글로벌 정밀타격 무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K9 자주포와 KF-21 등 기존 플랫폼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으로 유럽과 중동에서 군비 확충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다. 실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이 정밀유도탄 확보 경쟁에 나선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기존 K9 운용국을 중심으로 고부가 탄약 체계 수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155mm 유도포탄 국산화, K9 자주포의 화력 고도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9일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테크 아카데미 2026’을 개최하고, 글로벌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밀유도무기 체계의 개발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이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정밀유도무기(Precision Guided Munitions) 사업부 소속의 관계자들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향후 무기체계 개발에 중점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개한 무기체계는 ‘한국판 미티어’로 불리며 KF-21 탑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과 준수직 낙하 기능을 갖춘 정밀유도포탄, GPS 기반 탄도수정신관 등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재래식 무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위성항법장치(GPS) 및 AESA 레이더 등 정밀 유도 체계와 차세대 추진기관 기술을 접목한 사례를 공개하며 글로벌 정밀유도무기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AESA레이더와 덕티드 렘제트 추진기관을 적용한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이었다. 덕티드 램제트는 비행 중 유입되는 공기를 연소에 활용해 사거리와 속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추진기관이다. 산화제 탑재량을 줄이는 대신 연료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장거리 교전 능력을 높이는 기술로 평가된다.
여기에다 AESA 레이더까지 적용해 적보다 더 빨리 보고 더 멀리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교전 생존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29일 중구 한화빌딩에서 진행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테크 아카데미 2026'에서 조정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추진탄약 1팀장이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핵심 원료 성형부터 가스 발생기까지 내재화를 추진해 해외 기술 의존에 따른 수출 제한 문제를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 방산의 스테디셀러인 K9 자주포의 위력을 배가시킬 정밀유도포탄과 탄도수정신관도 소개됐다. 과거 155mm 기존 포탄의 사거리는 40km 안팎에 머물렀다. 그러다 추진장약 발전으로 사거리가 50km 이상 늘어나면서 탄착 오차도 300여m로 커졌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정밀유도포탄은 50km 사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탄착 오차가 50m 이내로 줄어든 것이 핵심이다.
또 준수직 낙하 비행도 할 수 있어, 엄폐물에 가려져 기존의 포물선 탄도 비행을 하는 일반 포탄으로 타격할 수 없었던 목표물도 공격이 가능하다. 적의 반격 범위 밖에서 핵심 시설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이는 현대전에서 아군 피해를 최소화하고 작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정밀유도포탄 외에 기존 생산된 155mm 포탄을 활용할 수 있는 GPS를 활용한 탄도수정신관도 함께 소개됐다.
◆ 기술 자립과 비용 절감, 글로벌 시장 안착을 위한 숙제
이날 소개된 포탄 기술의 중추는 가혹한 발사 환경과 수만G(중력가속도)에 달하는 충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초소형 유도 제어 장치를 자체 개발한 것이다. 수입 부품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이는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한 자본시장의 긍정적 평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밀유도포탄은 일반 포탄 대비 단가는 높지만 표적 타격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해 전체 작전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K9 자주포와의 패키지 수출이 본격화될 경우 실적 성장세는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탄약 시장 재편 과정에서 강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정밀 부품의 안정적인 수급과 양산 체제 조기 안착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 세계적인 탄약 수요 폭증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유도무기의 생산 단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수익성 극대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대다수 핵심 부품 등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면서도, 일부 부품의 경우 국산화를 위해 개발 중이고, 이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실질적인 수주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러-우 전쟁 이후 동유럽을 중심으로 커진 정밀무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양산 신뢰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번 아카데미 개최 역시 기술적 완성도를 대외적으로 입증함으로써 글로벌 고객사와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주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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