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시간대 조정…낮 낮추고 저녁 높여
산업용·일반용 대상…가정용 영향은 제한적
한전, 전기요금 개편 방향 (이미지=한국전력)
전기 요금이 낮 시간대에는 낮아지고, 저녁 시간대는 높아지는 방식으로 바뀐다.
20일 한국전력 전북본부는 오는 23일부터 전기요금 체계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전력 사용을 유도해 산업계 부담을 줄이고, 전력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낮저밤고' 형태로 개편된다고 밝혔다.
한전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전기요금 개편안을 확정했다. 개편 대상은 △일반용(갑)Ⅱ △일반용(을) △산업용(갑)Ⅱ △산업용(을) △교육용(을) △전기차 충전 전력 등이다.
개편안의 핵심은 시간대별 요금 구분 기준 변경이다. 봄·여름·가을(3~10월) 평일 기준으로, 현재 최대부하 시간대로 분류돼 가장 높은 요금이 적용되던 오전 11시~정오·오후 1~3시가 중간부하 시간대로 낮아진다.
반면 오후 6~9시는 기존 중간부하에서 최대부하 시간대로 올라간다. 태양광 발전이 늘어나면서 낮 시간 전력 공급이 늘어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어, 전력 수요를 조정하기 위해 요금이 유인책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2023년 기준 태양광 설비 용량은 28.9GW로, 원전 설비 용량(24.7GW)을 이미 넘어섰다. 정부는 감발 대신 가격 신호를 통해 산업 수요를 낮 시간대로 유도해 전력 수급을 맞추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대기업의 생산설비·공장처럼 전력 사용량이 매우 많은 대용량 고객이 주로 해당하는 산업용(을) 계약 고객에 대해서는 최대부하 시간대 요금을 평균 15.4원 인하하고, 경부하 시간대 요금은 5.1원 인상한다.
같은 산업용이라도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과 달리, 산업용(을)은 전력 다소비 대기업·대형 공장이 대상인 만큼 요금 인하 혜택을 극대화하려면 낮 시간대 적극적인 부하조절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봄·가을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1시~오후 2시에는 산업용 전기요금과 전기차 충전 전력을 50% 할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평균적으로 ㎾h당 약 1.7원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에만 조업하는 기업은 16~18원의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이번 개편이 산업용을 중심으로 설계된 만큼 가정용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전력 소비 비중을 보면 산업용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가정용은 20%가 채 되지 않아 정책 효과는 산업용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 가정과 식당, 주점 등 외식업소들의 전기사용은 주로 저녁 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산업용과 같은 '낮저밤고' 형태 요금제가 확대될 경우 국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전은 산업용(을) 고객을 대상으로 23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유예신청 기간을 운영하며, 유예를 신청할 경우 9월 30일까지 추가적인 준비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다. 세부 내용은 한전ON과 파워플래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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