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한솔테크닉스가 반도체 검사장치 업체 윌테크놀러지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고 13일 공시했다. 반도체 테스트 핵심 부품 시장 진입을 위한 승부수지만,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증자와 차입을 함께 추진하면서 주주가치 희석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솔테크닉스는 윌테크놀러지 주식 611만544주를 1772억577만6000원에 취득해 지분 83.37%를 확보할 계획이다. 인수 금액은 한솔테크닉스 총자산의 17.79%, 자기자본의 35.97%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인수 목적을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수익 증대로 제시했다. 윌테크놀러지는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 검사장치 설계·제조 업체로, 한솔테크닉스는 반도체 테스트 공정 핵심 부품인 프로브카드 분야 진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자금 조달은 증자와 차입을 병행하는 구조다. 한솔테크닉스는 최대주주 한솔홀딩스를 상대로 921만2000주를 제3자배정해 약 45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발행가액은 주당 4885원이다.
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241만4000주를 추가 발행해 약 450억원을 더 마련할 예정이다. 두 건을 합쳐도 조달 규모는 약 900억원 수준이어서, 나머지 인수 자금은 외부 차입 등으로 충당해야 한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희석 부담도 적지 않다. 한솔테크닉스의 기존 발행주식 수는 3178만9878주인데, 제3자배정 921만2000주와 주주배정 1241만4000주가 모두 발행되면 신주 수는 총 2162만6000주에 이른다. 기존 주식 수의 약 68% 규모다.
이번 거래는 내부거래 성격도 짙다. 윌테크놀러지 지분 매도자에는 이윤정, 김명환, 얼머스투자조합과 함께 한솔홀딩스가 포함돼 있다. 동시에 한솔홀딩스는 한솔테크닉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인수 대상 사업의 성장성은 분명하다. 윌테크놀러지는 2025년 매출 674억원, 영업이익 96억원, 당기순이익 87억원을 기록했다. 한솔테크닉스는 AI 확산과 고성능 IT 기기 수요 증가에 맞춰 프로브카드 시장으로 사업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공시에 인용된 시장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4년 6305억달러에서 2025년 7772억달러, 2026년 9755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프로브카드 시장도 2019년 17억8300만달러에서 2028년 31억13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제시됐다.
다만 고객 편중은 부담이다. 한솔테크닉스는 윌테크놀러지의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2025년 기준 87~89% 수준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투자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가격은 외형상 적정 범위 안이라는 평가다. 외부평가기관인 삼화회계법인은 DCF 방식으로 윌테크놀러지 가치 범위를 1601억~1983억원으로 산정했고, 이번 양수도 가격에 대해 ‘적정’ 의견을 냈다. 다만 일부 잔여 지분에 대해서는 2027년부터 2032년까지 풋옵션과 콜옵션이 설정돼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한솔테크닉스의 반도체 테스트 시장 내 사업 영역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 대가로 대규모 증자와 차입, 주주 희석, 특수관계인 거래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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