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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한복 입은 스페인 성악가들이 들려주는 ‘아리랑’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윽고 객석으로 번지는 것은 ‘밀양 아리랑’과 ‘아름다운 나라’처럼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선율이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는 이들의 얼굴이 조금 낯설다.

한복 입은 스페인 성악가들이 들려주는 ‘아리랑’

한복 입은 스페인 성악가들이 들려주는 ‘아리랑’

남구·동구 합창단,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 초청 음악회

20일 빛고을시민문화관·21일 ACC 예술극장…가곡·민요 등

2026년 08월 13일(목) 19:00

임재식 단장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 초청 내한공연’이 20일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과 21일 ACC 예술극장2에서 펼쳐진다. 합창단의 지난 공연 모습.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 제공>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윽고 객석으로 번지는 것은 ‘밀양 아리랑’과 ‘아름다운 나라’처럼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선율이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는 이들의 얼굴이 조금 낯설다. 스페인 성악가들이 한국어 가사로 우리 가곡과 민요를 부르는 이색적인 합창 무대가 광주에서 잇따라 펼쳐진다.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은 오는 20일 오후 7시 빛고을시민문화관, 21일 오후 7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2에서 내한공연을 선보인다. 두 공연에는 남구합창단과 광주동구합창단이 함께 스페인 음악과 한국 가곡, 민요를 함께 들려준다. 공연은 각각 전남광주시 남구와 동구가 주최·주관한다.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은 한국 노래를 한국어로 불러온 외국인 합창단이다. 단원들은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가곡과 민요를 합창해왔다. 스페인과 유럽에는 우리 음악을 소개하고, 국내 관객에게는 익숙한 노래를 다른 문화권의 목소리로 다시 듣는 경험을 전해온 단체다.

합창단은 지난 1999년 임재식 단장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창단했다. 서울예고와 한양대에서 성악을 공부한 뒤 스페인으로 이주한 임 단장은 “외국인이 한국어로 한국 노래를 부르는 합창단”을 만들고 싶다는 오랜 바람을 실현했다. 이후 스페인과 유럽, 이스라엘 등에서 활동했으며, 한국에서도 매년 공연을 이어오며 한국과 스페인의 문화 교류 무대에 서왔다.

먼저 20일 남구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이 자국 음악의 색채를 들려준다. ‘루이사 페르난다’, ‘비둘기의 축제’, ‘비둘기의 노래’, ‘베사메 무초’, ‘에레스 뚜’, ‘학생들의 호따 춤’ 등이 무대에 오른다. 스페인 특유의 선율과 리듬, 합창의 화음을 통해 합창단 본연의 음악적 뿌리를 만날 수 있는 순서다. 남구합창단의 특별공연도 이어진다. 남구합창단은 ‘아! 가을인가’, ‘청산에 살리라’, ‘눈’ 등 국내 관객에게 친숙한 가곡을 들려준다.

2부는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이 우리 노래를 본격적으로 부르는 시간이다. ‘저 구름 흘러가는 곳’을 시작으로 ‘밀양 아리랑’, ‘강 건너 봄이 오듯’, ‘산촌’, ‘옛님’, ‘내 맘의 강물’, ‘꽃’, ‘영암 아리랑’, ‘그대 그리고 나’, ‘울릉도 트위스트’, ‘아름다운 나라’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공연의 마지막에는 두 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과 남구합창단은 ‘청산에 살리라’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협연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임재식 예술감독은 지난 2022년 광주 무대에 처음 선 뒤 꾸준히 지역 관객과 만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려주고 있다.

21일 ACC에서 열리는 동구 공연 역시 스페인 민요와 우리 민요가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인다. ‘라바삐에스 이발사’, ‘베사메 무초’와 같은 이국적인 라틴 선율의 곡은 물론 ‘보리밭’,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익숙한 노래도 들려준다. 동구합창단은 ‘축복의 시간’, ‘담쟁이’, ‘BRAVO! My Life’ 등을 선보이며 공연의 분위기를 한층 다채롭게 만든다.

이번 음악회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 성악가들이 한국어로 우리 노래를 부른다는 점이다. 노랫말의 의미와 발음을 익히고, 가곡과 민요가 지닌 결을 자신들의 목소리로 표현해내는 과정 자체가 특별하다. 관객은 익숙한 노래를 낯선 발음과 화음으로 들으며, 그 선율을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연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스페인과 한국의 음악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문화 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며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하나의 화음으로 어우러지는 합창처럼 주민들이 음악을 통해 평화와 우정, 화합의 의미를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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