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르테미스 2호 발사 계기
달 인프라 선점 경쟁 본격화
남극에 물 풍부해 주요국 눈독
한국도 연내 착륙지 최종 선정
라드큐브 발사 후 美 협력 확대 기대
K-라드큐브. 사진 제공=천문연구원
미국이 아르테미스 2호를 발사하면서 한국도 달 탐사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물론 중국 등 우주 강국들이 달 기지 선점을 통해 우주경제를 현실화하겠다는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후발 주자인 국가들은 향후 최적의 입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한국은 2032년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2040년대 달 경제기지 구축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로드맵도 세워둔 상태다. 달 착륙은 단순한 과학 탐사를 넘어 우주경제 시대를 여는 본격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온다.
현재 달 탐사 임무는 우주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최적지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는 달 표면 촬영과 자원 탐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우주청은 올해 말까지 착륙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달 표면에서 10일 이상 임무 수행이 가능하고 착륙선 운용과 탑재체의 과학 탐사에 유리한 위도 40~70도 지역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민간의 준비도 본격화하고 있다. LG그룹은 국내 우주 스타트업인 무인탐사연구소와 협력해 2032년 달 착륙을 목표로 로버(탐사 로봇)를 개발 중이다. 로버는 지표면 가까이에서 정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달 자원 조사를 위한 핵심 장비로 꼽힌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일본 도레이그룹과 손잡고 특수 소재를 연구하는 등 로버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결국 속도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물 자원이 풍부한 달 남극에 기지를 구축하려는 구상을 드러내면서 달 탐사 인프라 선점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이 달 경제기지 구축 시점으로 제시한 2040년대에는 유망 입지가 이미 상당 부분 선점됐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다누리 임무 종료 이후 달 착륙선 발사까지 이어지는 탐사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다누리는 2028년 달에 충돌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이후 수년간 실질적인 달 탐사가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우주청은 2026년 업무 계획에서 2029년 누리호를 활용해 달 통신용 궤도선 발사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공백 최소화 의지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국제 협력 강화를 강조한다. 특히 아르테미스 2호에 실려 우주로 향한 한국의 초소형 위성 ‘K-라드큐브’는 한미 우주 협력의 발판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경인 우주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앞으로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우리 과학자들이 개발한 탑재체를 달에 함께 보내는 등 미국과의 협력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라드큐브의 핵심 임무는 우주 방사선 측정이다. 이를 통해 우주탐사에 필요한 주요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멀티칩 모듈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칩이 탑재돼 방사선 환경에서의 내구성도 함께 분석할 예정이다. 라드큐브는 고도 7만 ㎞까지 상승하는 타원 궤도를 돌며 초기 궤도에서 150㎞였던 근지점 고도를 두 번째 궤도에서 200㎞로 끌어올린 뒤 최종 목표 궤도에 안착할 계획이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1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발사한 밴앨런 탐사선은 자료 수집을 위해 중형 위성에 무거운 장비를 실었지만 K-라드큐브는 반도체 집적 기술 덕분에 35분의 1 수준의 무게로 유인 탐사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집한 데이터는 달 착륙 임무는 물론 화성 탐사에서 우주 비행사의 생존을 위한 차폐 설계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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