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 보고서…혁신 밀도 1위, ‘미인용 특허’ 42%는 숙제
생성 AI 이용률 증가폭 세계 최대… 입법 속도도 미국 이어 ‘넘버 2’
격차 사라진 미·중 기술 패권 속 한국 모델 출시 3위로 ‘존재감’
한국이 인구당 인공지능(AI) 특허 건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혁신 밀도를 증명했다. 생성 AI 이용률 증가 폭 또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컸으며, AI 관련 법 제정 수에서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AI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AI 특허 건수는 14.3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룩셈부르크(12.25건), 중국(6.95건), 미국(4.68건), 일본(4.3건)을 모두 앞지른 수치다. 전체 특허 점유율은 중국(74.24%)과 미국(12.06%)이 주도하고 있으나, 인구 규모를 고려한 효율성 측면에서는 한국이 가장 앞서 있는 셈이다.
다만 특허의 질적 측면인 인용 흐름에서는 과제가 남았다. 미국 특허는 등록 후 미인용 비율이 19%에 불과하고 활발히 인용되는 반면, 한국 특허는 초기 인용 속도가 느리고 아예 인용되지 않는 비율이 42%에 달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원인으로 국가별 인용 관행의 차이와 자국 특허를 우선시하는 ‘자국 편향 효과’ 등을 지목했다.
생성 AI 이용 확산세도 가팔랐다. 한국의 AI 이용률은 지난해 상반기 25.9%에서 하반기 30.7%로 4.8%포인트 상승하며 조사 대상 30개 지역 중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가별 이용률 순위도 종전 25위에서 18위로 7계단 상승했다. 세계에서 AI 이용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64%)로 나타났다.
입법 및 정책 분야에서의 행보도 두드러졌다. 한국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총 17건의 AI 관련 법안을 제정해 G20 국가 중 미국(2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법안을 마련했다. 특히 보고서는 지난해 제정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을 주요 사례로 꼽았다. 보고서는 이 법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윤리적인 AI 기반을 마련하면서 AI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포괄적인 정책과 거버넌스 체계를 규정하고 있다”며 “산업 혁신과 함께 국민 신뢰를 증진하기 위한 표준과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AI 기술력 부문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사실상 소멸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3월 기준 미국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6’(1503점)과 중국의 ‘돌라-시드-2.0 미리보기’(1464점) 간 점수 차는 39점에 불과했다. 주요 AI 모델 출시 건수에서는 한국이 5건을 기록해 미국(50건), 중국(30건)에 이어 세계 3위를 지켰다.
반면 민간 투자 규모와 인력 구조에서는 한계가 뚜렷했다. 한국의 민간 AI 투자액은 17억8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로 세계 12위에 그쳐 2859억 달러를 기록한 미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인력 부문에서도 한국 AI 인재의 남성 비율은 81.4%로 일본, 브라질과 함께 성별 격차가 가장 큰 국가군에 포함됐다.
조직 내 AI 지원 체계에 대한 평가도 하위권이었다. AI 리터러시 교육이나 보안 및 책임 등 관리 체계 구축 여부에서 한국은 50% 미만의 긍정 답변을 얻어 일본, 포르투갈과 함께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편,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AI 사고 건수가 2024년 233건에서 지난해 362건으로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사들이 안전 지표 공개에는 소극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인공지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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