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실적보다 협업체계 점검
과학수사 강화로 전문성 확보
체감 치안으로 제도효과 평가
대전일보DB
수사·기소 분리 한 달을 맞아 형사사법체계의 안착 여부를 단기 실적만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온다.
기관별 역할이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한 혼선을 줄여 전문 수사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을 장기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2일 출범한 대전중대범죄수사청은 지난달 30일까지 구속·송치 실적이 없었다. 이를 두고 초기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사건 처리에 필요한 시간과 조직 전환 과정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중수청은 수사를,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만큼 중수청의 기소 건수를 성과 지표로 삼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초기 운영의 문제를 개별 기관의 수사 역량과 기관 간 협업 체계로 나눠 살펴봐야 한다고 본다. 새 조직이 수사 경험과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했는지, 수사 결과가 기소 판단으로 원활하게 이어지는지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대권 건양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형사사법체계가 전면적으로 바뀌는 과도기인 만큼 초기 실적만으로 수사기관의 결함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기관 간 협업 체계 미비로 인한 현상으로 보고 단순 기소 건수보다 과학수사 역량 강화와 체감 안전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범 초기의 실적 부진을 곧바로 수사력 저하로 판단하기보다 기관 간 업무가 연결되는 과정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사와 기소를 맡는 조직이 달라진 상황에서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필요한 조사와 증거가 다음 단계로 이어지도록 협업 절차를 정비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수사의 전문성을 유지하는 작업도 제도 안착의 한 축이다. 기존 조직에 축적된 경험을 새 체계에서도 활용하고 과학수사 역량을 사실관계 규명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의 외형적 전환보다 실제 사건을 정확하게 처리할 역량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춘 접근이다.
제도 평가 역시 단기적인 실적과 장기적인 효과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구속과 송치 건수로 초기 가동 상황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개편이 주민 안전에 미친 영향까지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관별 업무 조정이 지역사회의 범죄 대응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권선필 목원대학교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사회가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만큼 각 수사기관도 지역 사회의 범죄를 줄이는 방향으로 조금씩 역할을 재조정하고 바꿔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결국 국민들이 체감하는 치안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장기적으로 관찰하고, 이를 핵심 기준으로 제도를 평가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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