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차·세컨드카 수요층
초기 구매비 낮춘 ‘실속 선택’
대형 차급과 연비 격차도 한몫
디 올 뉴 아반떼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HEV) 차량의 인기가 거세지만 모든 차급에서 같은 공식이 통하는 것은 아니다. 그랜저와 싼타페 등 차급이 올라갈수록 웃돈을 주고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반면, 아반떼와 쏘나타 같은 중소형 차급에서는 여전히 순수 가솔린 모델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친환경차 전성시대임에도 차급에 따라 소비자의 유류비 회수 계산법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6일 현대자동차 기업설명(IR) 자료를 보면 올해 1~7월 현대차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개 모델의 국내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누적 판매량은 가솔린 2만5463대, 하이브리드 5139대다. 아반떼의 가솔린 비중은 83.2%로, 세단 가운데 가장 가솔린 쏠림이 강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최근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한 아반떼는 지난달 31일 기준 계약 현황에서 가솔린 모델을 선택한 비중이 약 77%, 하이브리드는 약 23%로 나타나 올해 누적 판매 데이터와 유사한 흐름을 이어갔다. 중형 세단인 쏘나타는 가솔린 1만9021대, 하이브리드 5456대로 가솔린 비중이 77.7%였다.
반면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가솔린 2만3211대, 하이브리드 2만3711대로 하이브리드 비중(50.5%)이 가솔린을 근소하게 앞질렀다.
같은 제조사의 같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두고도 차급에 따라 정반대 선택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러한 양극화의 배경에는 차량 가격 대비 추가 비용과 연비 격차가 자리 잡고 있다. 대형 차급일수록 순수 가솔린 모델의 연비가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하이브리드를 선택했을 때 체감하는 유류비 절감 폭이 크다.
신차 구매 시 수백만원을 더 주더라도 매달 절감하는 기름값과 중고차 잔존 가치 방어를 고려하면 추가 비용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반면 아반떼나 쏘나타 등은 가솔린 모델 자체의 복합연비가 13~15㎞/ℓ 수준으로 이미 우수하다. 여기에 400만원 안팎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선택 비용은 차량 기본 가격 대비 부담이 크다.
1년에 1만5000㎞ 안팎을 주행하는 일반 운전자 기준으로 유류비 절감분만 따져 원금을 회수하려면 최소 6~7년 이상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실속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소형·준중형차 소비자들에게는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추는 가솔린이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아반떼를 생애 첫 차로 구매하는 20·30대 사회초년생이나 출퇴근용 세컨드카 수요층에는 목돈 수백만원을 지출해야 하는 것 자체가 높은 진입 장벽으로 다가온다. 장거리 주행이 많지 않다면 유류비 회수 기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어 경제성이 떨어진다.
중고차 가격 방어 논리 역시 차급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 고가 대형 차량은 하이브리드 선호도가 높아 감가율 방어에 유리하지만, 엔트리급은 감가 방어액보다 신차 구매 시 지불한 추가 비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흐름이나 막연한 하이브리드 선호에 휩쓸리기보다, 연간 주행거리와 차량 가격을 꼼꼼하게 따져 실리를 챙기는 소비 패턴이 시장의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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