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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하이그라운드 '500만 달러' 차용증, 감사 직전 급조 정황

그가 이 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감사에서 회계사들이 하이그라운드 자회사와 GDA 간 계약서가... 2019년 12월 3일,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씨는 이 씨에게 보낸 카카오톡에서 "5% 이자율이 적힌 (계약서)...

하이그라운드 '500만 달러' 차용증, 감사 직전 급조 정황

TV조선 부사장 방정오 씨가 최대주주인 콘텐츠 제작사 하이그라운드는 지난 2019년 회삿돈 500만 달러, 당시 환율로 우리 돈 약 60억 원을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아랍에미리트로 송금했다가 현재까지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하이그라운드의 싱가포르 자회사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의 감사보고서상 이 돈은 페이퍼컴퍼니 GDA에 빌려준 '대여금'으로 기록돼 있다. 회사의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거래는 적절한 담보나 보증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하이그라운드가 500만 달러 자금 거래 직전 GDA 대표 이 모 씨에게 받은 보증서는 사실상 휴지조각이었다. 자회사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의 감사보고서에는 아예 무담보로 돈을 빌려줬다고 적혀 있다. (관련 기사 : 조선일보 둘째 아들, 회삿돈 500만 달러 배임 의혹)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의 2020년 감사보고서.

이 자금 거래를 승인한 하이그라운드 관계자들에게 배임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뉴스타파가 뉴욕주 법원을 통해 입수한 하이그라운드의 500만 달러 송금 관련 증거 자료들은, 이 자금 송금의 의사결정자로 방정오 씨를 지목하고 있다. (관련 기사 : “조용히 하려면 브릿지로” 방정오, 500만 달러 집행 직접 승인 정황) / (관련 기사 : “방정오 개인 이익 위해…” 하이그라운드 전직 대표 진술서 입수)

이 뿐만이 아니었다. 뉴스타파는 하이그라운드가 500만 달러라는 거액을 해외로 보내면서, 차용증 등 자금 거래에 필수적인 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하이그라운드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돈을 보낸 것을 감추기 위해 외부 감사 직전 차용증을 급조한 정황도 드러났다.

계약서 없이 500만 달러 해외송금…외부 감사에 차용증 급조

하이그라운드가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와 페이퍼컴퍼니 GDA를 통해 아랍에미리트로 돈을 보낸 시점은 2019년 5월 13일부터 28일까지다. 자금 거래를 마친 다음날인 2019년 5월 29일, 당시 하이그라운드 대표였던 우 모 씨는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이자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 대표였던 정 모 씨, GDA 대표 이 씨에게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방금 OO(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씨)과 얘기 했어.

OO(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씨)이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와 GDA 간의 거래를 보여주는 계약서가 필요하대.

이건 필수적인 계약서고, 하이그라운드가 계약서도 없이 돈을 보냈던 거야.

- 우OO 당시 하이그라운드 대표 (2019. 5. 29.)

하이그라운드가 해외로 거액을 송금하면서 자금거래에 관련한 어떠한 계약서도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우 씨는 “6월에 하이그라운드 외부 감사가 있을 예정”이라며 “하이그라운드가 돈을 송금하기 전 계약이 체결된 것처럼 보여야 하니, 4월 중 아무 날짜를 계약체결일로 설정해달라”고 요청했다.

2019년 5월 29일 하이그라운드 대표 우 모 씨가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모 씨, GDA 대표 이 씨에게 보낸 이메일.

바로 다음날인 2019년 5월 30일, 이 씨는 하이그라운드 측의 요구대로 연 이자율 7% 조건의 대여금 계약을 2019년 4월 25일자로 체결했다는 내용이 담긴 차용증을 우 씨와 정 씨에게 보냈다.

이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난 2019년 11월 14일,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씨는 GDA 대표 이 씨에게 또다시 대여금 계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2019년 5월 30일 주고받은 계약서를 서명하지 않고 방치했기 때문이다.

2019년 11월 14일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모 씨가 GDA 대표 이 모 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그가 이 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감사에서 회계사들이 하이그라운드 자회사와 GDA 간 계약서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해… 나한테 (계약서) 파일은 있는데 우리가 서명을 하진 않은 것 같아. 서명이 된 계약서를 가지고 있어? 없으면, 서명하고 우리한테 보내줄래?"라고 적혀 있다.

정 씨가 이 씨에게 계약서 서명을 부탁한 시점은 하이그라운드가 외부 회계 감사를 받던 때다. 하이그라운드의 2019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이그라운드는 2019년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중간 회계 감사를 받았다.

외부 감사가 시작되자 계약서를 급조해 거액의 해외 자금 송금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꾸민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자율 조작한 '이면 계약서' 작성 요구…방정오 때문?

하이그라운드가 이 씨에게 '이면 계약서' 작성을 요구한 사실도 확인됐다. 2019년 12월 3일,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씨는 이 씨에게 보낸 카카오톡에서 "5% 이자율이 적힌 (계약서) 다시 보내줄래?"라며 "너도 알다시피 Mr.B(방정오)한테는 (이자율이)7%인 게 맞지만 감사와 BRV(하이그라운드 투자자)는 5%로 알아야 하잖아"라고 말했다.

2019년 12월 3일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모 씨가 GDA 대표 이 모 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정 씨의 메시지 내용은 감사와 주요주주를 속이기 위해 실제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이 적힌 이면계약서를 써달라는 것으로 보인다. 이자율 7%와 5%의 차액인 2%p에 해당하는 이자를 방정오 씨에게 제공하고,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한 요구는 아니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뉴스타파는 하이그라운드에 ▲대여금 계약서 없이 500만 달러를 송금한 이유 ▲이면 계약서를 작성한 이유 등을 물었다. 하이그라운드는 "본 사안은 현재 당사가 관련 당사자를 상대로 미국에서 사기 혐의로 고소해 소송을 진행 중인 사건"이라며 "당사가 피해자인 이번 소송과 관련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단계에서 상세히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취재 : 전혁수, 박종화, 최혜정

촬영 : 최형석

C.G. : 정동우

편집 : 곽근희

디자인 : 이도현

출판 : 임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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