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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필드 뒷얘기] 한국거래소가 가장 우려하는 것

그는 "극단적인 예로 로빈후드·크라켄발 스탁토큰이 나오는 상황에서 거래소가 24시간 거래조차 하지 않는다면 투자자 이탈로 진짜 문을 닫아야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라며 "크라켄에서 삼성전자 토큰이...

[필드 뒷얘기] 한국거래소가 가장 우려하는 것

사진 = 한국거래소

2026년 04월 01일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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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KRX)가 내부에서 가장 무겁게 들여다보는 건 넥스트레이드(NXT)와의 점유율 싸움도, 거래 시간 연장을 둘러싼 노조 갈등도 아니다.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구조적 도태, 그리고 그 결과로 이어지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이탈이다.

표면적으로 KRX를 둘러싼 논란은 복잡하다. 지난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으로 점유율 경쟁이 가시화됐고, 올해 발표한 거래 시간 연장 방침에 반발한 노조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 고위 관계자의 걱정은 달랐다. 그는 "내부에서 집중하는 건 단기적인 점유율 경쟁이 아니라 세계 거래소 환경의 변화"라고 잘라 말했다.

글로벌 거래소의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지난 2024년 10월, 나스닥은 지난해 3월 각각 24시간 거래 도입을 공식 발표했다. 아시아 투자자들의 야간 거래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이 확인된 결과다.

나스닥은 올해 하반기 주 5일 24시간 거래를 목표로 연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식토큰 거래 관련 서류를 제출해 최근 승인을 받아냈다. 상장사 동의를 전제로 주식을 토큰으로 발행해 거래하되, 사후 결제는 블록체인망으로 실시간 처리하는 구조다. 매매와 결제가 사실상 동시에 이뤄지면 예탁결제원의 역할도 사실상 사라진다.

NYSE 모회사 ICE는 가상자산 거래소 OKX에 투자하며 주식토큰·가상자산 선물 상품 출시를 추진 중이고, NYSE도 토큰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의 24시간 거래를 위한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로빈후드와 크라켄은 실물 주식 없이 주가를 추종하는 토큰을 발행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24시간 거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스탁토큰의 출현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변화가 도래하는 시기가 생각보다 빠르다"라며 "국내 시장에도 어마어마한 여파가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단적인 예로 로빈후드·크라켄발 스탁토큰이 나오는 상황에서 거래소가 24시간 거래조차 하지 않는다면 투자자 이탈로 진짜 문을 닫아야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라며 “크라켄에서 삼성전자 토큰이 24시간 거래되고 심지어 결제까지 더 빠르다면, 투자자들이 굳이 국내 거래소를 이용할 이유가 없어진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의 발걸음은 더디다. 토큰증권(STO) 법제화는 이뤄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디지털자산 기본법 통과는 미뤄지고 있다. 블록체인 시장 전반의 움직임도 느리다.

거래소 내외부의 위기 인식 격차도 크다. 70~80개 정규 거래소가 경쟁하며 위기의식을 공유하는 미국과 달리, 수년간 단일 체제를 유지했던 국내에서는 거래소의 절박함이 시장 전반의 체감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또 다른 KRX 관계자는 "언론이나 국회, 노조가 인식하는 위기 수준과 거래소가 체감하는 위기감은 차이가 크다"며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내부의 절박함이 대외적으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김세연 기자 seyeon723@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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