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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필동정담] 성과없는 성과급 잔치

SK하이닉스가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에게도 직급에 따라 수억 원대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의사·변호사 되는 것보다 하이닉스에 입사하는 게 더 많은 돈을 버는 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모든 인재를 의대가 빨아들이는...

[필동정담] 성과없는 성과급 잔치

1분기 직장인들의 최대 화두는 단연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가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에게도 직급에 따라 수억 원대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의사·변호사 되는 것보다 하이닉스에 입사하는 게 더 많은 돈을 버는 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모든 인재를 의대가 빨아들이는 고질적인 의대 열풍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도체와 함께 실적이 크게 증가한 전력기기 업체들도 연봉에 가까운 성과급을 지급해 직원들이 환호했다.문제는 실적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기업들에서도 성과급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이 대표적이다. 보험사들은 새 회계제도 도입과 자동차·실손 보험 수익성 악화로 대부분 실적이 둔화됐다. 그럼에도 상당수 보험사가 연봉의 30~5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삼성화재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565억원(-2.7%) 줄었다. 그럼에도 3년 연속 연봉의 50% 성과급을 지급했다. 삼성카드도 순이익이 187억원(-2.8%) 감소했음에도 연봉 대비 41% 성과급을 지급했다. 평균 억대 연봉인 금융권에서 40~50% 성과급이면 웬만한 중소기업 연봉에 맞먹는다.시중은행들은 월급의 300%가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성과급 300%에 특별격려금 700만원, 주 4.9일제 도입까지 더해졌다. 그럼에도 일부 노조원들이 협상 성과가 미흡하다며 노조 지도부 탄핵을 시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은행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은행업은 라이선스 진입장벽이 높은 비경쟁적 산업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이익이 더 늘어난 측면이 있다.기업이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내면 성장의 과실을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성장하지 않았는데도 이익이 2~3배씩 늘어난 반도체 기업만큼 성과급을 받는게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특히 상장기업이라면 성과없는 성과급 지급이 주주이익을 훼손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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