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화 상대’ 넘어 현실에서 교감하는 존재로 진화
디즈니 ‘올라프’부터 일본 돌봄 로봇까지… 피지컬 AI 확산
국내는 ‘효돌’ 외 제한적… 시장·정책 뒷받침이 관건
[편집자 주] 인공지능 산업은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피지컬 AI 혁신'
시리즈는 각 산업군에서 실제 적용 중인 로봇들을 조명해 AI 전환(AX)의 흐름을 짚어 본다.
"친구와의 카톡은 보여줄 수 있어도 챗GPT와의 대화는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요즘 챗GPT 사용자들은 연인에게 스마트폰은 보여줘도 챗GPT 기록은 보여주지 않는다. AI 전문가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비영리단체 커먼센스미디어가 실시한 *미국 10대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1%는 "AI와의 대화는 실제 친구와의 대화보다 만족스럽거나 그 이상"이라고 답했다
(*2025.5.~2025.6, 1000명 대상).
2017년 11월 출시된 루카사의 AI 동반자 앱 레플리카(Replika)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AI가 배우자, 가족으로서 역할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부 사용자는 가상의 남자친구 또는 부인과 결혼을 밝혔다. 심지어 성적 대화와 역할극을 AI와 나눔으로써 윤리적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제 AI는 가상의 공간을 넘어 현실로 들어오고 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은 인간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서, 그들과 감정적 교감(Emotional Interaction)을 나누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유튜브 DPCcars 계정 영상
관객과 대화하는 올라프… 디즈니랜드로 간 ‘피지컬 AI
지난 16일 열린 2026 엔비디아 GTC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월트디디즈니와 협력해 개발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눈사람 '올라프' 로봇을 공개했다.
엔비디아와 디즈니, 딥마인드(구글)가 공동 개발한 물리 엔진 뉴턴을 탑재하고 현실 시뮬레이션 엔진인 옴니버스(Omniverse)에서 학습한 올라프 AI는 젠슨 황과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대화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로봇을 구동하는 AI모델 '젯슨'을 통해 구현한 올라프의 아장아장 걷는 움직임은 이날 이벤트의 백미였다.
놀라운 부분은 올라프의 성격까지도 반영한 로봇이란 점이다. '가만 있지 못하는' 올라프의 캐릭터 성격이 반영되어 부스 현장에서는 기념 촬영 중간에 걸어가 버리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올라프 로봇은 오는 3월 29일 프랑스 파리 디즈니랜드에서 데뷔할 예정이라고 엔비디아는 밝혔다.
일본, 포켓토모·붓다로이드 등 돌봄 로봇 선도
우리보다 빠르게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간병 인력 부족과 독거 노인의 외로움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일본은 간병 업무를 대체하는 AIREC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조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애완 로봇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작년 11월 샤프가 출시한 포켓토모는 오픈AI의 GPT-4o mini를 기반으로 제작된 초소형 AI 로봇이다. 포켓토모는 사용자와의 대화 내용을 저장하고 위치 정보를 통해 함께 다녀온 장소도 기억한다. 사용자의 목소리를 분석해 감정을 추측해 동조하는 기능도 갖췄다.
포켓토모(Pocketomo)는 온라인으로 연결된 클라우드 AI와 엣지(단말기) AI, 두 방식을 활용한다. 가벼운 대화는 단말기에서 빠르게 처리하고 고민(로딩)이 필요한 대화는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올해 2월 일본 교토의 천년 넘은 고찰 쇼렌인에는 붓다로이드가 등장했다. 회색 승복을 입은 로봇 스님 붓다로이드는 몸체는 중국 유니트리 G1이 기반이며 AI는 교토대학교 연구팀이 주요 불경들과 주석서를 학습시킨 '붓다봇-플러스'를 탑재했다.
붓다로이드는 삶의 의미, 자아 성찰, 인간 관계에 대한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다. 기존의 설법형 또는 Q&A 방식이 아닌 일대일 대화를 나누며 인간 승려와 유사한 상담을 제공한다. 붓다로이드의 제작은 일본 내 승려 수의 감소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 효돌 공식 쇼핑몰 갈무리
국내 돌봄 로봇 시장의 효자... AI 로봇 '효돌'
해외와 달리 국내는 산업용이 아닌 정서 교감용 로봇은 불모지나 다름없다. 시장 수요의 불확실성과 수익성 한계로 기업들의 투자와 상용화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스타트업 효돌(대표 김지희)에서 만든 AI 돌봄로봇 '효돌'은 손주 형태의 봉제 인형으로 챗GPT가 탑재되어 독거노인과 치매 위험군 노인의 귀중한 말벗이 되고 있다.
또 약 복용 안내, 산책 권유로 건강을 관리하고 퀴즈, 노래 등을 통해 치매 예방을 유도한다.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으면 감지해 보호자·지자체에 알리고 있다.
이귀옥 세종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효돌'을 6개월 이상 이용한 독거노인 15명을 조사한 결과, 효돌을 가장 많이 지칭한 단어는 '애기'였다. '이것'에 비해 3배 높게 나타나 효돌을 의인화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노인들에게 돌봄 로봇은 정서적 의지가 되는 존재임이 확인됐다.
여러 지자체, 복지회관, 보건소 등은 효돌을 노인 및 치매 환자에게 대여하는 사업을 시행 중이다. 충북 단양군의 *조사에 따르면 돌봄 로봇을 공급한 후에 독거노인의 우울증 지수는 7.3점에서 3.9점으로 감소했다
(*독거노인 110명 대상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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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관계를 맺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 산업적 활용 외에도 인간에게 로봇이 어떠한 이로움을 줄 수 있는지 붓다로이드, 효돌 등이 보여주었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는 노동의 개념을 바꾸는 것과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작게나마 국내서도 도전이 이어지는 이러한 흐름이 일회성 기술 시연이나 제한된 복지 서비스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시장의 형성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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