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손실 3497억원…전년 대비 98% 증가
5년 연속 적자에도 그룹 세 차례 유상증자
유상감자로 외부 지분 정리…의사결정 속도 높인다
포티투닷 판교 사옥 전경. 사진=포티투닷 제공.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기업 포티투닷이 새 대표 취임을 계기로 지배구조 정비에 나섰다. 외부 투자자 지분을 정리해 현대차·기아 중심의 직할 체제를 강화하고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티투닷은 지난해 매출 277억원, 영업손실 3497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173억원, 1761억원으로 매출은 약 60%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98% 확대됐다.
포티투닷은 지난 2019년 네이버에서 인공지능(AI) 개발을 담당했던 송창현 전 대표가 설립한 자율주행 기술 기업이다. 이후 2022년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을 인수하며 현대차 2767억원, 기아 1541억원 등 총 4308억원이 투입됐다.
인수 이후에도 적자는 계속됐다. 포티투닷은 감사보고서 기준 ▲2021년 321억원 ▲2022년 561억원 ▲2023년 915억원 ▲2024년 1761억원 ▲2025년 3497억원 등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부터 세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약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특성상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높아 단기 수익보다 기술 축적에 집중하는 구조라는 점도 적자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표=최수연 기자.
포티투닷은 올해 새 수장을 맞았다. 지난달 25일부터 경기 판교 포티투닷 본사로 출근해 공식 업무를 시작한 박민우 현대차그룹 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박민우 사장은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술 기업에서 컴퓨터비전 기반 자율주행 기술의 연구·개발부터 양산·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이끌어온 기술 리더로 평가받는다.
AVP는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조직인 ‘Advanced Vehicle Platform’의 약자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핵심 조직이다.
현대차그룹은 연내 SDV 페이스카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기반으로 양산차 적용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민우 대표 영입 역시 기술 완성도 제고와 상용화 시점 단축을 통해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창출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그룹은 박민우 사장 취임에 맞춰 지배구조 정비에도 착수했다. 포티투닷은 대규모 유상감자를 통해 그룹 직할 체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달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는 보통주·우선주 50만6607주를 주당 12만9000원에 매입·소각하기로 결의했다. 유상감자 규모는 약 653억5000만원이다. 이의가 있는 채권자는 오는 23일까지 이의를 제출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2022년 인수 당시 기업가치를 유지하면서 초기 투자자들의 투자 회수 기회를 제공하고 외부 지분을 정리해 그룹 중심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티투닷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분 구조는 현대차 57.29%, 기아 38.19%, 롯데렌탈 2.33%, 기타 2.19%다. 유상감자가 마무리되면 외부 투자자 지분이 줄어들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지분율은 기존 95.48%에서 97.67%로 상승한다. 롯데렌탈은 현재 지분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이 약 98% 수준으로 집중되면 그룹 차원의 전략 실행 속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로드맵과 포티투닷 개발 일정이 보다 밀착돼 자원 배분과 의사결정이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민우 대표는 취임 전 현대차그룹 경영진과 포티투닷 핵심 기술 리더들과의 첫 공식 상견례에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박 대표는 AVP 본부와 포티투닷을 하나의 조직처럼 운영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연구와 실행 조직을 분리하지 않고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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