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미국 빅테크 기업과 1조 5000억 원 규모의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장중 120만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1일 오전 10시 56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10.27% 오른 117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 직후부터 강한 매수세가 몰리며 장중 한때 121만90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 및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번 주가 급등은 전날 공시한 대규모 수주 성과가 이끌었다. 삼성전기는 20일 글로벌 대형 반도체 기업과 1조 5570억 원 규모의 실리콘 커패시터 단일판매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13.8%에 해당하는 규모로,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2년이다. 경영상 비밀 유지 사유로 고객사명과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첫 고객사인 북미 빅테크에 이어 인공지능(AI) 서버향 공급처를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온 실리콘 커패시터는 세라믹 대신 실리콘 웨이퍼로 제작해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초소형 전자 부품이다. 반도체 패키지의 면적과 두께를 얇게 설계할 수 있고,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가깝게 위치해 고속 데이터의 안정적 전송에 유리하다. 특히 최근 수직 전력 분배(VPD) 도입 등 신호 거리를 단축하려는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니즈가 커지면서, AI 가속기 등 고성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기존 범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신사업 부문에서의 대규모 양산 물량 확보 소식에 증권가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이 기존 100만 원에서 170만 원으로 대폭 올려 잡았으며, KB증권과 DB금융투자, 메리츠증권이 각각 160만 원을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과 iM증권도 150만 원, 14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실리콘 커패시터의 압도적인 수익성과 효율적인 생산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실리콘 커패시터의 평균판매단가(ASP)가 범용 MLCC 대비 10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며, 2028년에는 전사 제품군 중 가장 높은 30% 이상의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 역시 대만 파운드리가 생산을 맡고 삼성전기는 설계와 테스팅만 담당하는 팹리스(Fabless) 방식 덕분에 추가 설비투자 없이도 고마진 창출과 빠른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패키징 기판 내부에 실리콘 커패시터를 내장하는 임베디드 기판 기술이 삼성전기만의 강력한 경쟁력이 되어 AI 슈퍼 사이클발 수혜를 크게 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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