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한류의 다음 무대는 어디일까. 이제는 단순히 K팝이나 K드라마를 넘어 한국의 전통문화와 건강, 스포츠를 결합한 ‘K컬처 2.0’을 고민해야 할 때다. 그 중심에 태권도가 설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분야가 시니어 태권도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한·중 양국에서 태권도는 젊은 선수들의 경기 종목을 넘어 건강과 활력, 사회적 교류를 촉진하는 생활문화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관점에서 경락품세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태권도 품새에 동양의 경락 개념과 건강 요소를 접목해 연령에 관계없이 수련할 수 있도록 한다면, 시니어 세대에게 태권도는 경쟁을 위한 무술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건강문화가 될 수 있다.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이 추진하는 한·중 실버 태권도ㆍ태극권 교류도 이런 흐름에서 의미가 있다. 어린이 중심으로 발전해온 국제 태권도 교류의 지평을 시니어 세대로 넓혀, 양국의 어르신들이 함께 수련하고 배우며 문화를 나누는 새로운 민간외교의 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무주가 있다.
무주는 세계태권도문화의 중심지인 무주태권도원을 품고 있다. 더욱이 무주군은 소림사가 있는 중국 허난성 등봉시(登封市)와 2006년 자매교류를 체결한 이후 소림무술단 초청 등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태권도의 무주와 소림무술의 등봉이 만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양국을 대표하는 전통무예의 만남에 시니어 건강과 관광을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주태권도원에서 태권도를 수련하고, 등봉에서 태극권과 중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교류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상품을 넘어설 수 있다.
여기에 자연과 음식, 역사·문화 탐방을 결합한다면 ‘스포츠+건강+문화+관광’이 융합된 한·중 시니어 관광ㆍ실버체험 교류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중국 관광객을 단순히 많이 유치하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한 번 찾은 사람들이 다시 찾고 가족과 지인에게 추천할 수 있는 핵심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가격 경쟁보다 콘텐츠의 가치와 체험의 질이 중요한 이유다.
글로벌태권시티 무주가 그 실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난 30년간 이어져온 한중 지방자치단체 끈끈한 우호자매도시 인연이 핵심기반이다.
무주 태권도원이 단순한 수련 공간을 넘어 한·중 시니어 세대가 만나고 교류하는 국제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면 지역 관광ㆍ지역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정부 간 관계가 때로는 국제정세에 따라 흔들릴 수 있지만, 문화와 스포츠를 통한 민간의 만남은 관계의 저변을 넓히는 힘이 된다.
특히 건강과 가족, 전통문화라는 보편적 가치는 국경을 넘어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다.
태권도는 이미 세계적인 스포츠가 됐다. 이제는 그 외연을 넓혀야 한다. 젊은 세대의 경기 태권도에서 전 세대가 함께하는 생활 태권도로, 경기장에서 지역과 세계를 잇는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무주군과 등봉시, 태권도와 태극권(소림무술), 그리고 한·중 시니어 세대의 만남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태권도의 미래는 발차기의 높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고, 세대와 세대를 잇고, 한국과 세계를 잇는 데 태권도의 더 큰 미래가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태권도시 무주군ㆍ 세계태권도인의 성지 무주태권도원과 중국 문명의 요람지인 중국 허난성 등봉시와 소림(사)무술의 깊은 영향을 받은 태극권과의 협력과 연대가 그 새로운 길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이상기(태권도진흥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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