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비용 하락, 수요 증대 이끌어...딥씨크 사태 닮은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각사
[포인트데일리 방영석 기자] 최근 구글이 발표한 AI 메모리 압축 기술 '터보퀀트'로 인해 주요 반도체주가 급락했지만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을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과거 중국 인공지능(AI) '딥씨크' 쇼크와 마찬가지로 기술 효율화가 폭발적인 수요 증대로 이어지는 '제본스의 역설'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공개한 터보퀀트는 AI 추론 시 발생하는 KV 캐시 데이터를 정확도 손실 없이 최대 6배 압축하고 연산 속도를 8배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그동안 AI 기업들은 연산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해왔지만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는 메모리 한계가 속도 저하와 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터보퀀트는 이 지점을 겨냥한 기술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을 바꿔 같은 정보를 훨씬 적은 용량으로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복잡한 수치 데이터를 그대로 저장했다면 터보퀀트는 이를 '크기와 방향'으로 단순화해 표현한다. 구조를 바꿔 압축 효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터보퀀터의 등장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주가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AI가 메모리를 6배 적게 쓰면 반도체 기업의 메모리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미국 증시에서는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 업체 주가가 급락했고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측은 반도체 기업의 메모리 매출 감소라는 의견과 달랐다.
이 기술이 메모리 수요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AI 서비스의 운영 비용을 낮춰 '온디바이스 AI'와 '초거대 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증권사들은 지난 중국 딥씨크 공개 당시에도 저비용 AI 모델의 등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를 꺾을 것이라는 공포로 반도체주가 급락했던 사실에 주목했다.
AI 수요 확대 기대가 반영되며 급락은 단기에 끝났고 메모리 품귀 현상 심화로 반도체주가 강세로 돌아섰던 것처럼 터보퀀트도 장기적으로 반도체주에 악재가 아닌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는 데이터 처리 속도와 대역폭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단순 저장 용량을 확대한 터보퀀트와 직접적인 대체 관계에 있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메모리 효율화 흐름과는 별개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주요 증권사들은 효율화가 수요를 줄인 전례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현 반도체주 저가매수 전략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로 메모리 사용 효율이 개선되더라도 수요 감소로 직결되기보다는 AI 활용 확대를 통한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며 "AI 에이전트 확산과 온디바이스 AI 성장 등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4월 초 예정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터보퀀트 쇼크에 흔들렸던 시장의 시선은 기업 펀더멘털로 이동할 것"이라며 "시장 주도주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종목별로 대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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