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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탈희소성 사회가 된다면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등에서 활동했으며 1999년 벤처포트 설립, 2003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전략대표와 일본 법인장을 역임했다. 카이스트와 세종대 교수를 거쳐 2011년부터 테크프론티어 대표를 맡고...

탈희소성 사회가 된다면

2026.04.10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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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공정한 분배를 위한 도구는 이미 상당 부분 존재하거나 구상이 가능하며, 부족한 것은 실행할 정치적 의지와 권력 구조의 변화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논의하는 AI 기본사회의 청사진은 다른 나라에 매우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며, 이를 여러 국가와 협력을 통해 구체화하는 노력은 인류 전체를 위한 과제가 되는 것이다.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

요즘 테크 리더라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지능과 에너지 비용이 모두 0을 향해 수렴할 것이며, AI 발전의 결실은 순수한 선이 될 것이다.', 'AI와 로봇이 재화와 서비스의 비용을 거의 제로로 떨어뜨릴 것이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냥 가질 수 있게 된다. 궁극적으로 존재하게 될 유일한 희소성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들기로 한 희소성이거나, 독특한 예술작품 같은 것뿐일 것이다.' 유력 벤처 투자자인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은 2023년 10월 '테크노 낙관주의자 선언문'에서 기술과 시장이 결합하면 "영원한 물질적 창조, 성장, 풍요의 엔진"인 '테크노-캐피탈 머신'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 선언문은 기술 개발에 방해가 되는 어떤 규율이나 통제도 거부하는 소위 '효과적 가속주의자' 선언문이라고 평가하는데, 지금 미국 정부의 AI 정책을 주도하는 집단이 바로 이 '효과적 가속주의자'들이다.

탈희소성은 원래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서 희소성이 제거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기본적 생존 욕구를 쉽게 충족할 수 있고,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욕구의 상당 부분까지 충족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 개념은 마르크스(Marx), 케인스(Keynes)를 거쳐 머레이 북친(Murray Bookchin)이 정치 사상의 개념으로 정착시켰다. 마르크스와 북친이 기술이 풍요를 만들어도 자본가가 기술을 소유하는 한 그 풍요는 만인에게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소유 관계의 근본적 변혁을 전제했지만, AI 가속주의자들은 탈희소성은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심지어 자본주의의 가속을 통해 풍요를 달성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대런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를 포함한 여러 학자가 탈희소성 사회 자체에 대해 비판적인 면을 생각하면 AI 기업가들의 주장이 실제로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풍요가 실현된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구체적으로 만인의 풍요로움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 물론 극렬한 가속주의자 안드레센은 시장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거나 해결할 수 있을 가에 대한 다양한 입장이 존재한다.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와 앤트로픽 CEO인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공평한 분배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질문이라고 인정한다. 빌 게이츠(Bill Gates)는 모든 사람이 AI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자선사업가와 정부가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샘 올트먼(Sam Altman)은 AI 시스템에 대한 공동 소유 즉 소유의 민주화를 주장하며,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보편적 고소득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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