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법 개정 반영한 제도 정비…전자주총·집중투표제 도입
사외이사 확대·감사위 독립 강화…이사회 중심 경영
넥센타이어 중앙연구소 '더넥센유니버시티'의 전경./ 넥센타이어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타이어 업계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이사회 중심 경영 체계 확립과 소수주주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책임경영 기조를 강화했다.
타이어 3사(한국앤컴퍼니,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는 지난 26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과 이사 선임, 배당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3사 모두 사외이사 확대와 감사위원회 기능 강화,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을 공통 추진하며 이사회 독립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전자주주총회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의결권 제한 규정 정비 등은 개정 상법에 대응하는 핵심 조치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투자자 참여 확대와 경영 투명성 제고 요구에 적극적인 대등이라는 평가다.
▲ 개편안 대부분 통과...주주연대 제안은 부결
한국앤컴퍼니는 경기 성남 분당구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대부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전자주주총회와 감사위원회 관련 규정 정비 등이 포함된 개편안이 가결되면서 지배구조 개선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이사 선임에서는 김준현 한국앤컴퍼니 경영총괄 부사장과 박정수 재무기획실장 전무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회사가 추천한 이행희 KB금융공익재단 이사와 여치경 종합법률사무소 대표가 사외이사 선임안도 통과됐다. 아울러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7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낮추는 안건도 가결됐다.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테크노플렉스(Technoplex)' 외관./한국앤컴퍼니
반면 주주연대 측이 제안한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특히 횡령·배임 등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의 이사직 수행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이사의 결격 및 당연 퇴임 사유 추가' 안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결국 조현범 회장 측 우호 지분이 결집하면서 주주연대의 견제 시도는 힘을 얻지 못했다. 앞서 이번 주총은 조현범 회장 체제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연장선에서 주목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현 경영진이 주도권을 유지하며 체제 안정성을 유지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는 이번 주총을 계기로 미래 사업 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박종호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미국 관세 정책 변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확산이 산업 구조를 바꿀 것"이라며 "AGM 배터리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신규 고객 확보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며 "타이어를 비롯해 배터리·열관리 사업을 하나의 기술 체계로 연결해 글로벌 1등 수준의 하이테크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 대외 변수에도 리스크 관리 속 미래 전략 강화
금호타이어는 서울 종로 S타워에서 주총을 열고 ESG 및 전략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와 이창수 전 DB손해보험 전략사업부문장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임승빈 영업총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회사는 대외 변수 대응과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 변수에도 연간 매출 목표 달성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상황별 대응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전경./금호타이어
이는 중동 지역 비중이 제한적인 만큼 전체 실적 영향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금호타이어는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 물량 일부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수에즈 운하를 활용한 대체 물류 루트를 확보해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고 원재료 가격과 해상 운임 변동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중국과 전기차 타이어 시장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BYD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며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를 통해 교체용(RE) 타이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 자율주행차용 타이어 및 스마트 센서 개발을 병행하며 미래 모빌리티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자율주행차 업체 공급을 시작으로 관련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국내 자율주행 업체들과의 파트너십도 이어갈 계획이다.
▲ 최대 실적 기반 배당 확대·전자주총 도입
넥센타이어는 경남 양산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배당 확대와 정관 개정을 동시에 추진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189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27년 연속 현금배당을 이어갔다. 배당금도 다음달 1일 기준 보통주 200원, 우선주 205원으로 상향했다. 최근 3년 연속 배당 규모를 늘리며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갔다.
정관 변경도 핵심 안건이었다. 회사는 개정 상법을 반영해 독립이사 제도 도입 관련 조문을 정비하고 지분율 1% 이상 주주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집중투표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을 반영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했으며 전자주주총회 도입 조항 역시 정관에 반영했다.
넥센타이어 마곡 중앙연구소 '더넥센유니버시티'의 전경./넥센타이어
이와 함께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체계 정비도 이뤄졌다. 김재홍 전 CJ제일제당 전략추진실 최고재무책임자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이사회 전문성을 보강했다. 회사는 4명의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감사위원회와 ESG 경영위원회를 운영해 이사회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현석 넥센타이어 대표이사는 "글로벌 운영 체계 고도화와 AI 기반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의 균형을 맞춘 안정적인 성과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을 계기로 타이어 업계 전반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과 주주 권한 강화 흐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 접근성과 의사결정 투명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 운영과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로 실질적인 견제·감시 기능 강화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업계에서도 주주 참여 확대와 이사회 독립성 강화가 중요한 경영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번 제도 정비는 경영 투명성과 주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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