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요청에 “하루만 더 생각”
다음날 병가 내고 출근 안 해
주최 측 “정치적 연출” 비판
국가인권위원회가 오는 13일 열리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부스를 설치하려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축제 조직위원회가 부스 참여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사안들에 대해 안창호 위원장(사진)이 묵묵부답하고 있다.
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안 위원장은 이날까지 부스 설치와 관련한 지시를 실무자들에게 하지 않았다. 인권위 사무처는 지난 4일 “부스 설치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안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안 위원장은 “하루만 더 생각해보자”고 말한 뒤 이튿날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퀴어축제에 부스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축제 당일 반동성애 단체인 ‘거룩한방파제’가 여는 행사장도 방문하겠다고 했다. 이후 인권위는 조직위에 부스 설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축제 조직위는 당시 안 위원장을 향해 “진정성 없는 정치적 연출이자 기만적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스를 열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안 위원장에게 거룩한방파제 행사 참여 취소, 성소수자 혐오 표현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안 위원장이 퀴어축제에 부스를 설치할 의향이 실제 있다면 조직위의 요구를 먼저 수용해야 한다. 하지만 축제 개막 사흘을 앞둔 시점까지 안 위원장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안 위원장은 과거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직원 A씨는 “(안 위원장이) 부스를 열 생각이 애초 없었으나 다른 위원들이 축제 참여를 안건으로 올리기도 했고, 거룩한방파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명분 쌓기 등을 위해 부스를 설치하겠다고 말한 것 같다”고 했다.
인권위는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며 이 단계에서 추가로 말씀드릴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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