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

‘콘텐츠 부실’ 논란 여수섬박람회, 보완책마저 부실하다

‘섬’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내세운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이하 섬박람회)가 개막 초반부터 부실한 관광 및 공연 콘텐츠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그 간 지적돼 온 전시물이나 체험관이 수준 미달이라는 평을 받아온 데 더해 박람회장 내 음식조차도 형편없다는 영상이 확산되면서다.

매표소 체험·트럭 배 등 조롱거리 전락

바가지 요금 간장게장 미식도시 이미지 실추

가수 초청 공연 강화 집중…‘섬’ 취지 무색

2026여수세계섬박람 뱃놀이 행사에서 사공들이 소형 화물차에 배 모양 천을 둘러놓은 차량에 탑승해 노를 젓는 동작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SNS 갈무리

‘섬’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내세운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이하 섬박람회)가 개막 초반부터 부실한 관광 및 공연 콘텐츠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그 간 지적돼 온 전시물이나 체험관이 수준 미달이라는 평을 받아온 데 더해 박람회장 내 음식조차도 형편없다는 영상이 확산되면서다. 자칫 전남광주 지역의 핵심 콘텐츠인 섬과 음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조직위원회의 보완책마저 행사 취지와 동 떨어진 축하 공연 등에 집중되고 있어 “도대체 예산을 어디에 쓴 것이냐”는 비판마저 나온다. 전문가들은 섬이 가진 본연의 메시지와 정체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주문한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장 내 식당에서 판매하는 간장게장백반. 유튜브 맛상무 채널 캡처.

16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섬박람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 중이다. 개막이 불과 10일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행사장·전시 콘텐츠의 미흡한 완성도로 비판이 거센 상태다. “박람회장 식당가의 간장게장이 부실하다”는 논란마저 터지면서 ‘미식 도시’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모양새다. 문제는 구독자 60만명이 넘는 유명 요리·맛집 유튜브 채널 ‘맛상무’에 섬박람회 관람 후기 영상이 올라오며 불거졌다. 식당가인 ‘마켓섬’에서 1만 4천900원에 판매된 여수 대표 음식 간장게장 백반이 적은 양의 게장과 함께 김치·샐러드·김 등 초라한 차림으로 제공되며 ‘바가지 요금’이라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맛상무는 “게가 실하다. 살도 많다”고 평가했지만 전반적으로 아쉽다는 평을 남겼다. 그러나 맛상무가 촬영한 간장게장 백반 사진이 인스타그램이나 스레드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부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전라도 백반이 저렇진 않을텐데? 전라도 망신은 여수 박람회가 다 시킨다”, “전라도를 여행하는 이유 중 하나가 어딜가도 한상 가득한 반찬들인데 저걸 보니 갈 이유가 없다”는 댓글을 남겼다. 박람회 사업비를 언급, 음식 가격과 함께 싸잡아 비판하고 조롱하는 댓글들도 적잖았다.

일부 전시 콘텐츠도 함께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미래섬 구역의 도심항공교통(UAM) 버티포트 체험관은 키오스크에서 얼굴 인식 전자티켓을 발급받는 게 체험의 전부다. 문화섬에 들어선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 공간은 섬 박람회라는 주제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역색을 느낄 수 있는 뱃놀이 퍼포먼스 역시 완성도 논란을 자초했다. 거문도 뱃노래는 여수 거문도 어민들이 고기를 잡으며 부르던 전통 노동요다. 논란이 된 것은 연출 방식이다. 화물 트럭 적재함 주변을 천으로 감싸 배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돛을 단 채 공연자들이 어업 장면을 재현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긴 것이다.

조직위는 느긋한 모습이다. 섬박람회 조직위 관계자는 “음식은 행사 전, 품평회를 거쳤으나 맛이라는 게 주관적이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고객만족도 평가를 계획해 빠른 시일 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 “버티포트는 미래섬으로 떠나는 설렘을 주는 포토존 용도를 의도했고, 게임은 문화의 개념이 확장된 현대 사회에서 섬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소개하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대응 방식도 문제다. 조직위는 추석 연휴를 반전의 분수령으로 보고 콘텐츠 강화에 나섰지만, 본질과 외떨어진 ‘가수 부르기’에 몰두하고 있다. 주말마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출신 유명 가수를 불러 모으는 ‘위클리 콘서트’로 관람객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다음달 4일에도 유명 트로트 가수가 대거 출연하는 TV 방송 프로그램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람회 고유의 ‘섬’ 콘텐츠로 승부하기보다, 가수 팬덤을 동원해 수치를 채우려는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섬박람회 취지에 맞는 콘텐츠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승훈 호남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박람회의 최우선 목표는 전 세계인에게 국내 섬에 대한 영감을 주고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는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국제행사 특성상 다양한 이벤트를 병행할 수는 있지만 ‘섬’이 가진 본연의 메시지와 정체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승현기자 hong@mdilbo.com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