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8000선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반도체 중심 쏠림과 ‘빚투’ 과열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과 정책 기대감이 상승장을 이끌고 있지만 신용융자 급증과 종목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14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증시 상승 흐름에 대해 “과거 한국 증시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던 부분이 정상화되는 과정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제도 개선 기대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며 “주요 신흥국 대비 낮았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시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용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사람들이 주식 이야기만 하는 분위기는 전형적인 과열 양상 중 하나”라며 “특히 은퇴 연령층의 빚투 확대는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층은 실패하더라도 회복할 시간이 있지만 고령층은 그렇지 않다”며 “노후 자금까지 공격적인 투자에 뛰어드는 현상은 시장 과열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평가를 내놨다.
강 교수는 “AI 산업 자체가 장기적인 구조와 변화 흐름”이라며 “AI 투자와 반도체 수요는 단기간에 급격히 꺼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IT버블 사례와 달리 지금은 실제 산업 구조 변화와 기술 경쟁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기술 경쟁 속에서 수요 기반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형진 하나증권 용산WM센터 VIP PB팀장은 현재 시장을 ‘반도체가 만든 지수 착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핵심 종목들이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를 제외하면 상당수 업종은 사실상 작년 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문 팀장은 현재 시장을 둘러싼 리스크로 미국의 관세 전쟁 가능성과 금리 부담, 정책 불확실성, 삼성전자 노조 이슈 등을 꼽았다. 그는 “반도체라는 단일 엔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로 관세 전쟁이나 정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지수 변동성은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 팀장은 특히 신용융자 잔고 36조원 돌파를 “시장에 매달린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하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현재 신용거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가 5~10%만 조정을 받아도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 투자자의 빚투 확대를 두고는 “시장 과열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 팀장은 “노후 자금이 래버리지 투자와 결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흐름"이라며 “현재는 신규 빚투를 늘릴 시점이 아니라 현금 비중과 방어력을 점검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문 팀장은 “코스닥을 단순히 코스피 이전 단계가 아니라 독자적인 성장 플랫폼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며 “장기 자금 유입과 혁신기업 중심 시장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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