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탄 코스피에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나오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은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의 핵심 리스크가 ‘하락 가능성’에서 ‘레버리지 확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그 상승을 떠받치는 자금 구조가 점점 더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시장의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시 상승 흐름과 맞물려 투자자 자금 유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8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투자자 예탁금도 119조원을 돌파하며 단기간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대기 자금 유입이 뚜렷한 상황이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기대감과 반도체 실적 개선 전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단기간에 주요 지수 구간을 빠르게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7000선을 넘어 8000선까지 제시하는 낙관적 전망도 잇따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6200선을 돌파했음에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55배 수준에 불과하다"며 "선행 PER 8배를 적용하면 6600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 흐름에도 불구하고 조정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한다는 점이다.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한 데다, 실물경기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만큼 외부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요소로 봐야하지만 시장은 가격이 선제적으로 너무 앞서가지 않았나를 고민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좋은 것과 별개로,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 혹은 평가 기준은 상당히 가혹 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말 이후 호르무즈 해협은 재봉쇄에 들어가는 등 상황이 또다시 반전됐다"며 "호르무즈 해협 노이즈(소음)가 오늘 장 개시 이후부터 협상 시한까지 단기적인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은 점차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라'는 격언으로 변동성 장세에서 성과를 거둔 경험이 누적되면서 하락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기보다 조정을 추가 매수 기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빚투' 확대는 시장 리스크를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거래는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하락 시 손실이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다.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가 발생해 시장 낙폭을 키울 수 있다.
실제로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신용 자금이 집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신용거래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상승과 레버리지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를 재개하거나 한도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변수다.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 유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지만 하락 시 충격을 키울 수 있는 구조를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빚투로 큰 손실을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장이 좋아도 실제 수익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 반대매매로 당황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승 기대감과 레버리지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일수록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낙관론이 확산될수록 하락 가능성에 대한 경계는 약해지고, 이는 변동성 확대 시 더 큰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 신용거래가 확대되는 흐름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신용거래는 단기 차익을 전제로 하는 투자 방식인 만큼, 시장이 방향성을 잃고 횡보할 경우 이자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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