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72% 상승한 6388.47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출처= 최수진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지수 상승을 주도하는 수급 주체가 개인 투자자에서 외국인으로 확연히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월 대규모 매도세로 비중을 줄였던 외국인 자금이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다시 유입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9.38p(2.72%) 상승한 6388.47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월 '개인' vs 4월 '외국인'…수급 달라진 랠리
이날 상승장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3346억원, 737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개인은 1조9205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는 직전 전고점이었던 지난 2월의 수급 환경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직전 종가 기준 최고치였던 2월 26일(6307.27) 외국인은 2조113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6498억원, 1조2569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장중 최고치(6347.41)를 기록했던 2월 27일에는 외국인이 무려 7조5280억원을 쏟아냈고, 개인이 6조2496억원의 물량을 온전히 받아내며 시장을 떠받쳤다. 당시 기관의 매수세가 주로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금융투자 기관 물량이었음을 고려하면, 2월의 랠리는 사실상 개인 투자자들의 유동성이 주도한 장세였다.
매매 종목의 성격도 완전히 뒤바뀌었다. 2월 26일 외국인은 삼성전자(-1조6666억원), SK하이닉스(-8455억원) 등 대형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우고, 한미반도체, 카카오 등을 제한적으로 순매수했다. 그러나 최고치 다시 쓴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2857억원), SK하이닉스(2625억원)를 필두로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전기 등 대형 우량주 전반에 매수세를 집중시켰다.
◆57조 원 빠져나간 외국인, '대기 자금' 여력 충분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급 주체의 변화가 향후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다지고 추가 상승을 견인할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3월 중동 지역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고점 인식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약 57조원 규모의 기록적인 순매도를 단행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현재 글로벌 펀드 내 한국 주식 비중이 크게 축소돼 있음을 의미한다.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는 현시점에서, 과거 빠져나갔던 막대한 자금은 언제든 국내 증시로 다시 유입될 수 있는 강력한 '대기 자금'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욱이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국내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외국인 자금의 추가적인 유입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7000에서 8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2026년 이익 전망치가 2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5배 수준으로 억눌려 있어 과거 정점(10배)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점진적으로 진행 중인 기업지배구조 개혁 성과가 시장에 온전히 반영될 경우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JP모건 역시 코스피 목표치를 7500에서 8500으로 올렸다. JP모건 측은 "기술주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 추정치가 37% 상향 조정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하고 있다"며 "시스템적 강제 매도(디레버리징) 압력이 완화된 상황에서 메모리 사이클 회복과 지배구조 개편 등 핵심 펀더멘털이 궤도에 오른 한국은 아시아 내 최선호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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