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직후 차익 실현 물량 쏟아지며 장세 출렁
예탁금 등 자금 유입 지속 여부가 관건
코스피 지수가 단숨에 7000 고지를 밟으면서 주식 시장 최전선에 있는 증권사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6000선 돌파로부터 불과 47거래일 만에 앞자리를 갈아치우고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는 등 유례없는 랠리가 이어지자, 시장에 쏟아진 막대한 거래 대금이 증권사의 실적 호조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깊이 스며들었다.
5월 7일 오전 9시경 코스피 지수는 7500을 돌파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지난 6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47.57포인트(6.45%) 오른 7384.5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7093.01로 출발해 장중 7426.60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월 25일 6000선을 첫 돌파한 이후 거래일 기준 47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장 마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역시 6057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되며 사상 최초로 6000조 원 고지를 밟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수 폭등 당일인 6일 오전 9시 6분 2초 유가증권시장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당시 코스피200 선물 가격은 1116.55로 전일 종가 대비 66.05포인트(6.28%) 급등했다. 한국거래소는 선물 가격이 5% 이상 상승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자, 이후 5분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코스피 급등 속에 증권업종은 정보기술(IT)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6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59조7930억 원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경신하면서, 당일 코스피 업종별 등락률은 정보기술 15.10%, 증권 13.49%, 전기전자 10.97% 순으로 나타났다. 개별 종목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이 19.20%, 키움증권이 14.67% 급등했다.
증권사 주가가 지수 상승에 민감하게 움직인 이유는 핵심 수익 항목이 거래량 증가와 직결돼서다. 시장에 투자자 매매가 늘면 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가하고,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커지면 이자수익도 덩달아 확대된다. 나아가 증시 호황으로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까지 활기를 띨 경우 기업금융(IB) 부문의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삼성증권은 전반적인 증권업종 강세 흐름에 개별 호재까지 더해져 눈길을 끌었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가 삼성증권을 통해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앞서 4일 삼성증권 주가는 29.95% 폭등했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투자자가 현지 증권사를 통해 별도의 국내 계좌 개설 없이 한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이렇듯 6일 장 초반 삼성증권이 14%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나란히 상승세를 탔다.
2026년 5월 7일 15시 15분 기준 증권사 주가를 정리한 표 [표=천인규 기자]
하지만 지수 급등 직후 시장의 변동성도 곧바로 커졌다. 다음 날인 7일 코스피는 7499.07로 출발한 뒤 장중 7531.88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 7500선을 뚫었지만, 이내 하락 전환하며 오전 9시 32분 기준 7292.99까지 밀려났다.
같은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4조2048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2951억 원, 9295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날 급등했던 증권사 주가 역시 7일 장 초반 차익실현 매물의 직격탄을 맞았다. 오전 9시 30분 기준 증권업종 지수는 약 4.9% 하락했고, 미래에셋증권(-8.73%)과 키움증권(-6.61%)도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코스피가 7500선 고점을 터치한 뒤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전날 거래대금 확대 기대감을 가장 크게 반영했던 증권업종부터 빠르게 상승분을 반납한 것이다.
앞으로 증권사의 주가는 지수의 상승세보다 풍부한 거래 대금의 유지 여부에 달렸다. 가파른 지수 상승 속도에 맞춰 예탁금과 신용 융자, 외국인의 순매수 등 실질적인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져야만 실적 개선 기대감도 주가를 계속 떠받칠 수 있다.
인기키워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