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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칼럼] 참 좋은 노래

1941년 오케이레코드사에서 만든 도너츠판에 담겨있는 조명암작사 이봉룡작곡의 ‘아주까리 등불’ 을 가수 최병호가 불렀다.

生의 한가운데

정인영 사진가

피리를 불어주마 울지마라 아가야

산너머 아주까리 등불을 따라

저멀리 떠나가신 어머님이 그리워

네 울면 저녁별이 숨어버린다

1941년 오케이레코드사에서 만든 도너츠판에 담겨있는 조명암작사 이봉룡작곡의 ‘아주까리 등불’ 을 가수 최병호가 불렀다.

귀여운 아기를 두고 하늘나라로 간 엄마와 아주까리 등불밑에 남겨진 아기의 안타깝고 애틋한 심정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슬프게 이야기하는 이 노래는 가슴저리는 일제치하에서 모질게 살아가는 우리민족의 가난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세상을 떠난 아기엄마는 주권을 빼앗긴 조국의 상징이었고, 우는 아기는 일본의 포악함에 죽지 못해 살아가는 민족의 고통을 말하고 있어 오늘날까지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과 위안을 주고 있다.

전라남도 무안에서 태어난 최병호 (본명 최재천) 는 ‘목포의 눈물’ 을 부른 이난영의 오빠 이봉룡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십년이 하룻밤’ 과 ‘아주까리 등불’ 을 불렀는데 아주까리 등불이 대박을 터뜨렸다.   아주까리 등불은 전기가 없던 그시절 호롱불 (초롱불) 이나 등잔불의 기름을 연료나 석유대신 머리기름 또는 참기름대용으로 쓰는 아주까리의 씨를 짠 것을 사용했다고 한다.

인정의 샘이 솟고 사랑의 싹이 트는

내가 살던 고향은 머나먼 남쪽마을

샘물가 정자밑에 나란히 앉아서

날으는 구름장을 비쳐도 보면서

사랑이 무르익는 젊은 내고향

1936년 전라북도에서 나고자란 금호동 (본명 서문석) 은 이계성 작사작곡의 ‘젊은 내고향’ 이 대표곡인데 가수로서 한창 인기있을 때인 1960년대 중반에 괴한의 피습을 당한 그 마음이 퍽 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곧바로 연예계은퇴를 하고 철학가로서 점술집을 운영했다.

지금도 60년대를 풍미했던 미남가수 금호동으로 기억되고 있다.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잡아본 순간

거칠어진 손마디가 너무나도 안타까웠소

시린 손끝에 뜨거운 정성

고이 접어 다져온 이 행복

여민 옷깃에 스미는 바람

땀방울로 씻어온 나날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

작곡가겸 가수 계수남이 운영하는 서울 신당동계수남음악학원 출신의 하수영은 작사작곡에도 뛰어난 재능을 지닌 싱어송라이터였다.

부산공고 전기과를 졸업한뒤 1967년 공보부주최 신인예술상 연예가창부문에서 수석입상한 하수영의 노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는 특유의 선이 굵은 저음의 가수 하수영의 음악적 재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돋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절한 가사,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 나지막한 미성의 가창등 히트곡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이 스며있는 이 노래는 대중의 관심과 성원이 참 대단했다.

당신은 모르실거야 얼마나 사랑했는지

세월이 흘러가면은 그때서 뉘우칠거야

마음이 서글플때나 초라해 보일때에는

이름을 불러주세요 나 거기 서있을께요

1977년 노래 정말 끝내준다, 진짜 예쁘고 귀엽다, 나의 이상형이다, 실물 한번 보면 소원이 없겠다는 이야기가 꼬리에서 꼬리를 물고 이어질 정도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다.

어느날 혜성같이 등장한 제주태생의 가수 혜은이는 당시 흑백TV화면에서도 색색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느껴질 강렬한 사랑에 휩싸였다.

혜은이는 애잔한 분위기, 호소력짙은 목소리, 가냘프고 투명하여 노래 당신은 모르실거야를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산비둘기 짝을 찾는 화양동 깊은골에

사랑하는 사람앞에 정도주고 마음도 주었건만

운영담아 말물어보자 산처녀 애타는 마음

비가 오고 눈이 와도 손을 꼽아 기다리는

열아홉살 화양동 아가씨 마음

충청북도 괴산의 맑은 계곡물이 모여 펼쳐진 물에 맑은 날 구름의 그림자가 수면에 비친다는 운영담과 큰바위가 시냇가에 우뚝 솟아 그 높이가 구름을 찌를 듯하다는 능운대를, 때묻지 않은 산처녀가 사랑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찾는 이야기의 가사에 작곡가겸 작사가 백봉 (본명 이종학) 이 곡을 붙여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제작한 ‘화양동 아가씨’ 로 1990년 작사가에 데뷔했다.

간드러지면서도 힘있는 듯한 목소리의 가수 장보연 (본명 장연춘) 은 소백산철쭉제 진의 영광을 안은 미모의 여성이었다.

일제강점기 우리민족의 아픔을 노래한 ‘아주까리 등불’, 젊음의 서정성짙은 우물가와 정자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젊은 내고향’,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느라 가정에 충실하지 못함을 이해해주면서 아낌없는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아내를 위한 사랑을 이야기한 ‘당신은 모르실거야’ 와 나를 작사가로 데뷔하게 해준 ‘화양동 아가씨’ 를 참 좋아하여 즐겨 부르고 듣는 행복감에 젖어 살고 있다.

정인영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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