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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칼럼] 용혜인에게만 물을 책임인가?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주 6개 부처 개각에 대한 여론이 시큰둥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6%가 잘못됐다고 했다. 잘한 인사라고 답한 응답자는 37.7%였다.

[칼럼] 용혜인에게만 물을 책임인가?

충청논단

권혁두 국장(영동주재)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주 6개 부처 개각에 대한 여론이 시큰둥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6%가 잘못됐다고 했다. 잘한 인사라고 답한 응답자는 37.7%였다.

부정적 기류의 중심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내정자의 과욕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원칙이 되다시피 한 관례를 일축하며 장관을 맡고도 비례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청년층에 어필하려던 인사가 되레 역풍을 맞는 형국이다.

비례대표제는 대의권 확보가 어려운 소수·취약계층과 국회 전문성을 확장해 줄 특정 직종과 분야를 배려한 제도다. 계층과 직역에 배분하는 의석이다.

후보가 유권자의 직접 선택을 받는 지역구와 달리 정당 득표율과 당이 정한 순번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된다. 이 순번은 선거가 끝나도 유지한다.

비례 의석이 공석이 될 경우 즉각 대기 중인 다음 순위가 승계토록 해 의정 공백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해서 비례 의원이 장관에 발탁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는 게 상식처럼 굳어진 것이다.

용 내정자는 두번이나 비례 의원에 당선됐다. 치열한 선거운동을 거쳐야 하는 지역구 의원과 달리 정당 득표율로 의원 직을 꿰찰 수 있는데다 당선 가능성이 있는 선순위를 놓고 특혜 시비가 불거지기 일쑤라 두번이나 비례 기회를 누린 것은 아주 드문 케이스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갑자기 벼락출세를 하고 이중삼중 특혜를 누렸다”고 비판했다. 36살이라는 나이에 두번이나 비례 의원을 지낸 데다 장관 직까지 받게 된 그가 의원 겸직을 고수하자 거칠게 비난한 것이다.

송 의원은 “`2030한테 무슨 소구력이 있을까 의문”이라며 인사 취지까지 부정했다. 대통령이 발탁한 인물에 대해 여권에서 이토록 강도높은 쓴소리가 터지는 것도 이례적 현상이다.

비판 여론이 비등하면서 용 내정자에 대해 이런저런 의혹과 뒷말이 속출하고 있다.

과거 시민단체 활동 시절의 논쟁적 행보, 남편과 보좌진 중심의 사당화 논란, 공항 귀빈실 특혜 의혹, 신출귀물한 절세 전략, 부동산 매매차익 등 열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용 내정자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그에 대한 이런저런 시비거리가 시시콜콜 들춰지고 있음에도 그의 `벼락출세를 가능하게 했던 기형적 총선 시스템에 대해서는 정치권서 누구 하나 거론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용 내정자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통해 거푸 의원 배지를 달았다. 국회 진입 문턱이 낮은 소수 정당에 비례 의석을 양보해 양당 독식의 폐단을 줄이고 유권자의 선택이 온전히 의석에 반영되도록 하자는 취지로 지난 2020년 민주당 주도로 도입한 제도다.

이 제도는 그해 총선부터 휴지조각이 됐다. 두 당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비례만을 노린 위성정당을 출범시켜 비례의석까지 싹쓸이 했다.

“지역구에선 우리 당 후보를 뽑되 정당 투표는 위성정당에 해달라”며 유권자를 비열한 담합에 끌어들인 결과였다.

먼저 위성정당을 만들어 제도 파탄을 부추긴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도 비판받아 마땅하나 앞장서 의결한 법안을 스스로 유린한 민주당에 더 책임을 물을 일이다.

당찬 목소리로 개혁을 외치던 당시 30살의 청년 정치인 용혜인은 이 `정치적 반칙(이재명 대통령) 앞에서 어떤 처신을 했을까. 그는 서슴없이 얼굴을 바꾸고 민주당이 띄운 급조 정당 `더불어시민당' 에 몸을 실었다.

앞선 순번만 받으면 피튀기는 경쟁 없이도 당선을 보장받는 꿀단지를 마다할 수 없었을 것이다. 비례는 한번 이상 받지못하는 관례를 깨고 재선의 비례 의원이 됐다. 장관직까지 제안받은 그가 관례를 무시하며 의원 겸직을 고집하는 것은 거듭 특전을 누려온 각별한 이력과 무관치 않다.

용 내정자는 부정 여론에 맞서 청문회까지 가겠다는 입장이나 장관 취임은 물건너갔고 정치 인생도 위태롭게 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용 내정자를 비판하기에 앞서 그의 염치없는 행태에 자신들의 책임은 없는 지 곱씹어야 한다.

유망한 젊은 정치인을 사탕으로 유혹해 반개혁 대열에 끌어들이고 종국에는 자멸의 문을 열도록 한 책임 말이다. 정치 다양화라는 취지와 정반대로 양당 독식을 심화하는 악법이 돼버린 연동형비례제를 차라리 폐기하자는 목소리라도 내야 한다는 얘기다.

권혁두 국장(영동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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