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칼럼] 삼성, HBM 위기는 잊었는가…'성과급 투쟁'에 갇힐때 아니다

아울러 고연봉 테크 기업인 삼성전자 파업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것은 조직 내부의... 내부 구성원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리더십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기술 전쟁'에서 승리하기란...

[칼럼] 삼성, HBM 위기는 잊었는가…'성과급 투쟁'에 갇힐때 아니다

- 영업이익 크다고 '나눠 가질 때'로 보는 것은 위험

- 실적은 ‘역대급’, 노사 신뢰는 ‘최악’...노사협의 통해 합리적 해법 찾아야

[뉴스로드] 삼성전자가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50조 원을 돌파하며 '반도체 제왕'의 귀환을 선포했다. SK하이닉스에 밀렸던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도 세계 최초 HBM4 양산과 엔비디아 공급망 점유율 확대로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승전보의 기쁨도 잠시, 서초사옥과 평택캠퍼스에는 '총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역설적이게도 사상 최대 실적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편성할 것과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요구하며 5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의 요구에 따르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의 4배가 넘는 7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게 된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지난 23일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현재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놓고HBM4 12단과 16단 제품의 수율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결정되는 이 중대한 시기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은 치명적이다.

삼성전자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위기에 빠져 있었다. ‘만년 2등’ SK하이닉스에 메모리 왕좌를 내주고 뒤늦은 추격전에 나섰지만 HBM개발 시도는 번번이 좌절됐다. SK하이닉스는 그사이 엔비디아의 독점적 파트너로 올라섰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선 세계 1위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와중에 시장은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수십조 원의 생산 차질액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술 경쟁에서 간신히 한 발 앞서 나간 상황에서 내부 갈등으로 발목이 잡히는 것은 삼성의 글로벌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력을 위협하는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앞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도 잇따른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다. 제조업에서 파업은 임금 협상에 그치지 않는다. 생산이 멈추면 납기가 흔들리고, 납기 차질은 고객사 생산 계획 변경과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실적이 꺾이면 투자 축소 압박도 커진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기업 경쟁력 전반에 부담이 커지는 이유다. AI 반도체 주도권 경쟁이 한창인 시점에서 불거진 노사 갈등이 삼성전자와 한국 산업 경쟁력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민간기업이 아니다. 삼성의 성장에는 경영진, 노동자 뿐만아니라 국가의 전폭적 지원과, 사회간접자본, 주주, 협력업체 등 오랜 시간 한국 사회가 축적한 신뢰가 함께 쌓여 있다. 그런 기업을 상대로, 이미 고액 연봉 구조 안에 있는 노조가 생산 차질을 무기로 과도한 몫을 요구하는 것은 결코 사기업 노사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아울러 고연봉 테크 기업인 삼성전자 파업 찬반 투표에서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것은 조직 내부의 심리적 방어선이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성과급 지급제도 구축을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경영진은 '무노조 경영' 폐기 이후 노사 문화를 정립하는 데도 실패했다.

삼성전자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돈을 더 주는 '미봉책'이 아니다. 위기 시에도 직원들이 회사를 믿고 따를 수 있게 만드는 리더십의 회복이 필요하다. 내부 구성원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리더십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기술 전쟁'에서 승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과거 삼성은 초격차 전략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약속하며 인재를 끌어모았지만 이젠 일방적인 보상기준은 적합하지 않다. 노사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시급히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