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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치솟는 유가에 환율 쇼크까지… 중동발 '복합 위기'에 한국 경제 비상

반도체 수출 호조로 일었던 경기 회복의 불씨가 중동발 악재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나 사그라들 위기에... KDI는 최근 반도체를 필두로 한 수출 경기 회복세는 뚜렷하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져올 원유 수급...

치솟는 유가에 환율 쇼크까지… 중동발 '복합 위기'에 한국 경제 비상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유가 급등과 고환율이라는 거대한 '복합 위기'의 파고에 직면했다.

7일 기준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2,000원 선을 돌파하며 서민 경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 하방 위험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일었던 경기 회복의 불씨가 중동발 악재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나 사그라들 위기에 처한 형국이다.

중동발 리스크는 국내 실물 경제의 가장 민감한 고리인 에너지 가격을 즉각적으로 타격하며 인플레이션 공포를 재점화하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직접적인 무력 충돌이 가시화되면서 국제 유가는 연일 고점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시차 없이 국내 석유류 가격으로 전이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날 서울 시내 주요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2022년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비용의 가파른 상승은 단순히 운전자들의 유류비 부담 증폭에 그치지 않고, 물류비와 제조 원가의 전방위적 상승을 촉발해 근원 물가를 압박하는 도미노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상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한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가계의 실질 소득 감소와 내수 침체라는 악순환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 시장의 변동성 역시 임계점에 도달하며 시장의 공포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대거 쏠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8일 연속 1,500원대라는 기록적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긴급 외환시장 점검 간담회를 소집해 과도한 시장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며 구두 개입에 나섰으나, 글로벌 거시경제 전반에 깔린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1,500원대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이는 수입 물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려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동시에 외화 부채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게는 막대한 환차손과 이자 부담을 안기며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이날 발표한 '4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매우 엄중한 진단을 내놓았다. KDI는 최근 반도체를 필두로 한 수출 경기 회복세는 뚜렷하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져올 원유 수급 불안과 공급망 교란이 내수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급등하는 '신 3고(高) 현상'이 현실화될 경우, 가계 부채 부실화와 맞물려 경기 회복 속도가 현저히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의 경기 낙관론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임을 시사한다.

결국 이번 사태는 대외 의존도가 극히 높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같은 단기적인 처방을 넘어, 범정부 차원의 공급망 컨트롤타워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외환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이 실물 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정교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가동이 시급하다. 중동발 전황이 향후 수개월간 우리 경제의 명운을 가를 최대 변수로 부상한 만큼, 에너지 안보 확립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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