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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충청의 窓] '정답'의 시대에서 '질문'의 시대로: 왜 과정 중심 평가인가...

그런데 2026년 현재, 교실의 풍경은 많이 변했다.손안의 AI가 단 몇 초 만에 완벽한 답안을 내놓는 시대에... 과거에는 공식을 외워 정답을 내는 것이 실력이었지만, 지금은 AI 도구를 활용해 '우리 동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충청의 窓] '정답'의 시대에서 '질문'의 시대로: 왜 과정 중심 평가인가...

이강의 연서초등학교장

우리가 기억하는 교실에서 시험을 보는 모습은 늘 정적이고 차가웠다. 숨 막히는 고요 속에서 여러 보기 중 단 하나의 정답을 맞히기 위해 밤을 지새웠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고단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2026년 현재, 교실의 풍경은 많이 변했다.

손안의 AI가 단 몇 초 만에 완벽한 답안을 내놓는 시대에, 과거와 같은 결과 중심의 평가는 더 이상 교육적 의미를 갖기 어렵게 됐다. 이제 우리 교육의 시선은 ‘무엇을 맞혔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했는가’라는 사고의 궤적, 즉 ‘과정 중심 평가’로 자연스럽게 옮겨가고 있고, 또 요구되고 있다.

과정 중심 평가란 단순히 성적을 산출하는 행위를 넘어, 학습이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관찰하고 피드백하며 교육의 본질에 접근하는 일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지식의 소유보다 ‘활용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공식을 외워 정답을 내는 것이 실력이었지만, 지금은 AI 도구를 활용해 ‘우리 동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같은 실제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아이가 어떤 데이터를 선택했는지, AI의 답변을 어떻게 비판적으로 검토해 자신만의 논리로 재구성했는지를 살핀다.

과정 중심 평가는 혼자만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법’을 가르친다. 오늘날 교실에서는 모둠별 토론이나 협동 과제 해결이 빈번하게 이뤄진다. 예를 들어, 사회 수업에서 특정 인물의 행보를 두고 찬반 토론을 벌일 때, 단순히 이기고 지는 논리가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어떻게 수용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합의점을 찾아갔는지가 중요한 평가 항목이 된다. 이는 아이의 인성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소중한 지표가 되며,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협업 능력을 기르는 실질적인 훈련이 된다.

더불어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논술형 평가의 확대는 아이들의 잠재력을 깨우는 강력한 마중물이 된다. "이것의 원인이 무엇일까?"라는 단답형 질문 대신, "이 사건을 환경 문제와 연결해 해석해 보고, 우리가 시민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볼까?"라는 열린 질문을 던진다. 정답이 없는 질문에 자신만의 논리를 세우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답을 수정해 나가는 과정에서 배움의 가치와 즐거움을 깨닫는다.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힘, 그것이 바로 과정 중심 평가가 지향하는 우리 교육 현장의 모습이다.

평가 방식의 변화는 우리 사회가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겨야 할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할 친구로 바라보고, 실수조차 배움의 한 과정으로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우리 교육은 비로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정답이라는 좁은 문에 갇히지 않고, 스스로 질문하며 넓은 세상으로 당당히 나아갈 아이들의 모든 ‘과정’을 함께 응원하자. 그 수많은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주체로 우뚝 서는 것, 우리가 이제 기쁜 마음으로 마주해야 할 아름다운 교육의 현재이고 미래이다.

충청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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