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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충청논단] '3高 쇼크' 걱정되는 지역경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탄 반도체 덕분에 전국 최고의 성장률을 자랑한 충북으로서는 중동사태가 복병이 아닐 수 없다. 성장동력이 식을 경우 충북경제는 더 심한 복합경제위기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충청논단] '3高 쇼크' 걱정되는 지역경제

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1994년 6월30일 충북 단양의 월악산 일대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산사태를 동반한 큰 물난리가 났다. 집중호우로 월악산 17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도로가 끊긴 6개 마을이 사흘 동안 고립됐다. 10여 가구가 살던 한 산간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정도로 집중호우는 위력적이었다.

특히 월악산 절경 중 한곳인 선암계곡의 피해가 컸다. 선암계곡을 따라 이어진 약 8㎞가량의 도로 곳곳이 유실됐다. 이 도로는 산간마을을 잇는 교통로이자 관광도로 역할을 하고 있다. 상류쪽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선암계곡 중·하류 지점의 도로가 크게 훼손됐다. 도로는 유실되기도 했지만 곳곳에서 포장면을 이루고 있는 아스콘이 노면에서 떨어져 나와 속살을 그대로 드러냈다.

노면을 덮고 있던 아스콘 포장의 두께가 육안으로 봐도 극히 비정상적이었다. 수해현장에서 확인된 포장면의 아스콘 포장 두께가 규정대로 시공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사과정에서 부실한 점은 없었는지 정확한 취재를 위해 시공사와 함께 도로 일정 지점에서 아스콘 포장 두께를 실측한 결과 상당수가 규정 미달이었다. 규정상 아스콘 두께가 10㎝ 이상이어야 하나 샘플의 70% 가량이 10㎝ 이하였다. 심한 경우 아스콘 두께가 5㎝인 경우도 있었다. 시공사는 규정 미달의 아스콘 포장에 대해 석유 파동 여파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도로에 대한 공사는 1980년 초반 진행됐는데 석유 파동으로 아스콘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석유 파동이 장기화하면서 건설현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친 사례였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1970~1980년대 석유 파동을 겪었다. 두차례 파동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석유 수입 다변화 이야기가 나왔다.

40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석유 파동을 다시 겪고 있다.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석유 파동은 나라 경제는 물론 국민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 파동으로 인한 고유가로 산업현장에서는 공장가동 중단을 걱정하고 있다. 국민들은 쓰레기 봉투를 구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일부 비닐류도 가격이 들썩거리고 품귀현상마저 우려된다. 공공기관에서는 차량 운행 5부제를 시행하다가 더 강화된 2부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중동 전쟁이 끝나더라도 석유 파동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도 고공행진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가 고착된 분위기다.

고유가와 고환율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국민생선인 고등어 가격이 치솟고 서민들이 즐겨 먹는 칼국수도 너무 올랐다. 높은 금리도 서민경제를 옥죄고 있다.

이처럼 중동발 고유가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라는 ‘3고(高) 경제위기’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20조원대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놨다.

특히 민생지원금 효과에 대한 반응이 다양하다. 성장 효과와 물가 자극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동사태가 끝나더라도 그 여파는 4~5개월 더 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 한해 중동사태 여파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탄 반도체 덕분에 전국 최고의 성장률을 자랑한 충북으로서는 중동사태가 복병이 아닐 수 없다. 성장동력이 식을 경우 충북경제는 더 심한 복합경제위기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빼면 마이너스 성장인 충북 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하는데 아직도 적합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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