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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충북도, 나홀로 고용 한파...취업자·고용률 동반 하락

지난해 들어 반도체는 AI 수요 확대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반도체 회복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반도체·이차전지 중심 산업에서 경력직 채용 확대와 자동화 확산으로 청년층 신규 채용...

충북도, 나홀로 고용 한파...취업자·고용률 동반 하락

2025 외국인 우수인재 채용박람회.

[충청리뷰 최산 기자] 전국의 고용지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충북은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국 15세 이상 취업자는 2879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만6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62.7%로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국가데이터처 충청지방데이터청이 발표한 '2026 3월 충청지역 고용동향'에서 충북의 취업자 수는 97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0명(-0.2%) 감소했다. 고용률은 66.3%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전은 3000명(+0.4%), 세종은 4000명(+2.1%), 충남은 4만7000명(+3.7%) 각각 증가했다. 충청권 4개 시도 중 취업자와 고용률이 동반 하락한 곳은 충북이 유일했다.

충북의 실업률은 1.9%로 0.2%포인트 하락했지만 취업자 감소와 맞물려 있어 질적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차전지 주춤, 충북 고용의 발목을 잡다

충북 고용 하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이차전지 산업 부진이 꼽힌다.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25 하반기 중 충북경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충북 이차전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9% 급감했다. 상반기(-27.4%)보다 감소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그 원인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지속과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의 해외 현지 생산 확대를 지목했다. 국내 이차전지 3사의 해외 현지 생산 비중은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소재인 양극재는 상황이 엇갈렸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5.5% 감소했지만, 하반기에는 116.8% 증가로 극적인 반전을 보였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산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급증하면서 ESS용 양극재 판매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이차전지 완성품,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부진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청주 오창사업장의 전기차 이차전지 양산라인을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모니터링에서 확인됐다.

이 같은 흐름은 충북 경제 전반을 흔들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 충북 경제 역성장 배경 및 산업 편중도 평가'에 따르면 충북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2023년 -0.7%, 2024년 -1.5%로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1985년 관련 통계 공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국은행은 이 역성장의 배경으로 이차전지와 반도체의 동반 부진을 꼽았다.

지난해 들어 반도체는 AI 수요 확대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반도체 회복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반도체·이차전지 중심 산업에서 경력직 채용 확대와 자동화 확산으로 청년층 신규 채용 여건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건설업 23개월 연속 감소…전국적 한파 충북도 예외 없어

건설업 침체도 충북 고용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6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국 건설업 취업자는 1만6000명 감소하며 2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국 제조업 취업자도 4만2000명 줄어 21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제조업과 건설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충북은 이 흐름에 더 취약하다.

청년층 고용도 악화 일로다. 같은 발표에 따르면 전국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4만7000명 감소하며 41개월 연속 감소세다. 충청권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26 상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에서 디스플레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금속가공은 0.9%, 석유·화학은 0.2% 고용 감소가 예상됐다. 고용정보원은 "올해 상반기 제조업 고용은 전반적으로 감소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홍보와 현실의 간극

도는 지난해 9월 30일 고용노동부 주최 '2025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2023년 특별상, 2024년 최우수상에 이어 3년 연속 수상이었다. 지난 1월 14일에는 국가데이터처 충청지방데이터청이 발표한 '2025 연간 고용동향'을 근거로 충북의 OECD 기준(15~64세) 고용률 73.2%로 전국 2위, 실업률 1.7%로 전국 최저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4일 '2026 일자리대책 세부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일자리 69만5753개 창출과 고용률 72.2% 달성을 목표로 95개 사업에 4389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목표치는 지난해 실적(73.2%)보다 1%포인트 낮게 잡힌 것이다. 발표 다음 날인 지난 15일 공개된 3월 지표는 충청권 유일 하락이었다.

대응과 남은 과제

도는 지난 14일 '2026 일자리대책 세부계획'을 발표하며 95개 사업에 4389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인력난 해소를 위한 50억 원짜리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 지원사업도 그 중 하나다. 발표 다음 날 충청권 유일 고용 하락 지표가 나왔다.

타이밍의 문제만은 아니다. 도가 이달 확정한 바이오산업 5개년 종합계획은 오송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분산된 바이오 거점을 하나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바이오 육성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니다. 문제는 속도다. 이차전지 양산라인이 줄어드는 속도와, 그 빈자리를 채울 산업이 자리잡는 속도 사이의 간극이 지금 충북 고용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이차전지 쪽에서 ESS가 구원투수로 언급되지만 규모의 한계가 있다. 에코프로비엠이 충북 오창에 연 4000톤 규모의 LFP 양극재 생산라인을 구축했지만 이는 전기차 배터리 라인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중소기업 생태계다. 충북도가 4년간 공들여 구축한 이차전지 소부장 협력사 인력양성 체계는 정작 앵커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짜여있다. 앵커가 라인을 줄이면 협력사 고용은 자동으로 흔들리는 구조다.

충북의 제조업 비중은 GRDP의 42%로 전국 평균(26.6%)을 크게 웃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두 업종이 그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호황일 땐 전국 최고 성장률을 찍고, 부진할 땐 역성장이 2년 연속 나오는 구조다. 지금 충북 고용 문제의 본질은 일자리 숫자가 아니라 이 구조 자체에 있다. 4389억 원짜리 일자리 대책이 그 구조를 바꾸지는 못한다. 중동 사태까지 새 변수로 떠오른 지금 충북의 고용 흐름이 어디로 향할지 이제 막 가늠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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