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1위 전남, 아이 치료할 의사가 없다
전남 소아과 전공의 ‘0명’… 광주·전남 수련병원 매년 모집 미달 속출
22개 시·군 중 12곳 분만실 전무…전남광주 통합 의료체계 구축 시급
2026년 09월 29일(화) 20:10
/클립아트코리아
전남에서 수련 중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권역은 올해 1분기 합계 출산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지만 아이 치료를 위해 차량을 타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야 하는 형편이다.
특히 전남의 경우 소아 진료를 비롯해 분만실과 열악한 응급의료 인프라도 매년 언급되는 실정이지만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역에서 보기 힘든 소아청소년과 의사들=29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13명 중 전남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권역도 4명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로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숫자는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임용 대상자가 59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81.0%(480명) 감소한 것으로, 전공의 수도 430명(2022년)→304명(2023년)→236명(2024년)으로 줄어드는 등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편중도 심각했다. 올해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13명 가운데 서울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가 89명으로 전체의 78.8%를 차지했다. 지역에서는 신규 전공의 확보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전남광주 지역 수련병원의 신규 충원도 매년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지역 3개 병원의 소아청소년과 1년차 정원 11명 가운데 충원된 인원은 1명에 불과했다.
전남대병원은 정원 5명 중 1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고, 조선대병원과 광주기독병원은 각각 정원 3명에 대한 공고를 내놨지만, 한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최근 5년간으로 보더라도 전남대병원은 2021년 정원 5명 중 2명, 2022년 4명 중 0명, 2023년 4명 중 2명, 2024년 6명 중 3명 등 모집율은 33.3%에 그쳤다.
조선대병원은 같은 기간 정원 2명 중 2명, 2명 중 0명, 2명 중 0명, 3명 중 0명을 확보해 16.7%, 광주기독병원은 3명 중 0명, 3명 중 1명, 3명 중 0명, 3명 중 0명으로 6.67%에 그쳤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수련병원 61곳 가운데 52곳은 1년차를 단 한명도 충원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 낳으러, 치료하러 타 지역까지 가는 부모들=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의료 기반도 지역별 여건이 천지차이다.
2024년 기준 전남지역 22개 시·군 가운데 분만실이 한 곳도 없는 지역은 12곳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나주시를 비롯해 담양·곡성·구례·보성·장흥·영암·무안·함평·장성·진도·신안군 등이다.
전국적으로도 분만실이 없는 기초지자체는 226곳 가운데 71곳(31.4%)에 달했다. 2021년 60곳에서 2022년 72곳으로 급증한 뒤 70곳 이상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
분만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 자체도 감소하고 있다. 2018년 721개소였던 전국 분만실 보유 기관은 2024년 528개소로 7년 사이 193개소(26.8%) 감소했다.
전남은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의료자원도 전국에서 가장 열악했다.
중앙모자의료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전남의 가임기 여성 10만명당 산부인과 의원 수와 소아청소년 인구 10만명당 소아청소년과 의원 수는 각각 6.3개소로, 전국 평균 12.1개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두 진료과 모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서울(17.2개소)의 3분의 1 수준이다. 광주 역시 두 진료과 모두 10.8개소로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조사에서도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9곳은 소아청소년과 입원기관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성·완도·진도·신안은 분만 의료 접근성과 실제 의료이용률이 모두 기준에 미달하는 A등급 취약지로 분류됐으며, 향후 분만서비스 중단 가능성이 높은 지역도 11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응급의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같은 조사에서 전국 250개 시·군·구 가운데 102곳(40.8%)이 응급의료취약지로 분류됐으며, 전남에서는 17개 시·군이 포함됐다. 담양·곡성·구례·고흥·보성·장흥·강진·해남·영암·무안·함평·영광·장성·완도·진도·신안군과 나주시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농어촌과 도서지역이 많은 전남과 광주를 하나의 의료권으로 묶어 소아·분만·응급의료 인력과 이송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인이 지역에서 수련하고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보상·주거·근무환경을 포함한 장기적인 정착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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