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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추적]〈최태원이 움직인 날, 증시는 왜 폭주?〉① 49억원이 코스피 1000포인트를 올렸나?

상장사 임원·주요주주의 일정 규모 이상 거래에는 사전공시제도가 적용된다.

[추적]〈최태원이 움직인 날, 증시는 왜 폭주?〉① 49억원이 코스피 1000포인트를 올렸나?

박철성 기자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추적] 〈최태원이 움직인 날, 증시는 왜 폭주했나〉 ① 49억원이 코스피 1000포인트를 올렸나

■ 최태원 3620주 실제 매수액 49억31만원…50억원 사전공시 기준 바로 아래

■ 다음 날 SK하이닉스 상한가·코스피 1001포인트 폭등…외국인은 약 7조원 순매수

■ 블룸버그는 ‘최태원 매수’ 제목에 올려…FT·WSJ·로이터는 더 큰 시장을 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30일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주당 135만3677원에 장내 매수했다. DART 공시 기준 실제 매수액은 49억31만740원이다. 임원·주요주주 주식거래 사전공시 금액 기준인 50억원을 약 1억원 밑돈다. 다음 날 SK하이닉스는 29.95% 급등했다. 일러스트=AI 생성

49억원이 코스피 1000포인트를 올렸나.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전부는 아니었다.

최태원이 샀다.

다음 날 SK하이닉스가 상한가를 쳤다.

코스피는 1000포인트 넘게 뛰었다.

국내 일부 언론은 바로 이름을 붙였다.

“최태원 구조대.”

“쌩큐 최태원.”

“저점매수 통했다.”

폭등장은 한 사람의 이야기로 정리됐다.

그러나 숫자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 49억원 바로 위에는 50억원이 있었다

DART 공시상 매수 수량은 3620주다.

취득단가는 주당 135만3677원이다.

곱하면 49억31만740원이다.

그 바로 위에는 50억원이 있다.

상장사 임원·주요주주의 일정 규모 이상 거래에는 사전공시제도가 적용된다.

금액 기준은 50억원 이상이다.

과거 6개월 거래분 등도 합산한다.

최 회장의 매수액은 금액 기준으로 그 문턱을 약 1억원 밑돈다.

의도적으로 맞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게 단정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숫자는 분명하다.

49억31만원.

50억원 바로 아래다.

■ “갖고 있으라”던 때는 0주였다

시점도 눈에 띈다.

최 회장은 7월 17일 SK하이닉스 주가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고도 했다.

당시 개인 명의 SK하이닉스 보유량은 0주였다.

실제 지갑을 연 것은 13일 뒤였다.

6월 25일 장중 298만7000원까지 갔던 주가는 크게 내려와 있었다.

최 회장은 주가가 크게 밀린 7월 30일 처음 3620주를 샀다.

말할 때는 0주였다.

가격이 크게 밀린 뒤 처음 샀다.

■ 다음 날에는 7조원이 들어왔다

31일 SK하이닉스는 29.95% 오른 171만8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26.81% 뛰었다.

코스피는 17.91% 폭등했다.

상승폭은 1001.89포인트였다.

그리고 훨씬 큰 돈이 움직였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약 7조원 순매수했다.

최 회장 매수액의 약 1400배다.

49억원과 7조원의 영향력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총수의 첫 직접 매수에는 금액 이상의 상징성이 있다.

하지만 상징성과 원인은 다르다.

‘반등의 촉매’와 ‘폭등의 원인’도 같은 말이 아니다.

■ 외신은 사람 하나로 끝내지 않았다

블룸버그도 최태원을 봤다.

SK하이닉스 급등 기사 제목에 ‘Chey Purchase(최태원 매수)’를 직접 넣었다.

최 회장의 매수를 상승 촉매 가운데 하나로 본 것이다.

다른 외신의 프레임은 더 넓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7월 31일

〈South Korean stock market soars 18% as investors pile back into AI〉

〈투자자들이 AI로 다시 몰리며 한국 증시 18% 급등〉을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7월 31일 〈투자자들이 AI로 다시 몰리며 한국 증시 18% 급등〉이라고 보도했다. 제목과 대표사진에는 코스피 17.91% 상승과 SK하이닉스 29.95% 급등 장면이 함께 잡혔다. 사진=파이낸셜타임스 캡처

월스트리트저널도 같은 날

〈Korea's Kospi Logs Record Daily Gain, Defying Efforts to Tame Wild Swings〉

〈한국 코스피, 극심한 변동성 억제 노력에도 사상 최대 하루 상승〉을 보도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에도 기록적인 변동성이 이어졌다는 점을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31일 〈한국 코스피, 극심한 변동성 억제 노력에도 사상 최대 하루 상승〉을 보도했다. 화면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와 코스피의 기록적 상승을 함께 다룬 대목이 잡혀 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처

로이터는 같은 날

〈Morning Bid: Yen sinks as BOJ holds - and it's the KOSPI's best day〉

〈일본은행(BOJ) 동결에 엔화 급락…코스피는 사상 최고의 하루〉를 내보냈다.

코스피가 장중 최대 17% 뛰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를 아시아 시장의 반등 흐름 속에서 다뤘다.

▲로이터는 7월 31일 〈일본은행(BOJ) 동결에 엔화 급락…코스피는 사상 최고의 하루〉를 보도했다. 제목과 기사 작성 시각이 한 화면에 확인된다. 사진=로이터 캡처

블룸버그는 최태원을 봤다.

FT·WSJ·로이터는 시장을 더 넓게 봤다.

차이는 거기에 있다.

■ 49억원은 두 숫자 사이에 있었다

최 회장의 매수액은 약 49억원이었다.

위에는 사전공시 기준 50억원이 있었다.

다음 날 시장에는 약 7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다.

49억원은 제목이 되기 쉬웠다.

7조원은 설명해야 했다.

그러나 시장은 제목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최태원은 분명 움직였다.

그의 49억원도 분명한 신호였다.

하지만 49억원으로 코스피 1001포인트를 설명하려면,

먼저 50억원 문턱과 7조원의 돈부터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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