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사이드 : 시즌2〉
대한민국에는 약 2000만 명의 직장인이 있습니다.〈기업人사이드 : 시즌1〉이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창업가를 탐구했다면, ‘시즌2’는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성공한 리더의 공통점은 ‘자기 분야가 뚜렷하다’는 점입니다. 기술 기반 위에서 경영전략을 고민하고, 구성원과의 교감 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설계합니다. 이번 연재는 이런 확장의 과정을 구조적으로 분석합니다. 단순한 인물 소개를 넘어 리더로 성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안목을 넓혀주고 ‘사고의 틀’을 키우는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지난 2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저녁이 되자 이곳 식당가의 호프집 ‘99 CHIKEN(치킨)’ 안은 고소한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이날 치킨집은 특별한 손님을 맞았는데, 바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였다.
“요즘 인공지능(AI) 수요가 정말 빠르게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게요. AI도 결국 성능은 메모리가 좌우하는 거죠.”
한국식으로 튀겨낸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 잔을 부딪치면서 대화 주제는 자연스럽게 AI와 반도체로 이어졌다. 특히 두 사람은 생성 AI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고성능 메모리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는 얘기에 크게 공감했다.
현재 세계 AI와 반도체 시장은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는 경쟁 구도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역시 끈끈한 협력 관계인 동시에 물밑에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미묘한 긴장감이 오간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와 만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사진 SK하이닉스
대화가 잠시 끊어진 순간, 최 회장은 깜짝 선물을 꺼내들었다. 금색으로 반짝이는 HBM 칩을 닮은 과자가 든 봉지를 받아 든 젠슨 황 CEO가 어리둥절해하자 누군가 말했다.
“우리 한국에서는 반도체도 먹습니다.”
과자 이름은 ‘HBM칩스’.
테이블 주위에서 일제히 웃음이 터졌고, 황 CEO는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어 ‘HBM 칩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이거 꽤 맛있네요!!”
유쾌하고 가벼운 깜짝 선물이었지만 이날 HBM 칩스 과자는 양사의 차세대 AI 반도체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연결고리였다. 식품 업계 역사상 최초로 반도체를 그대로 본뜬 이 제품은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
‘반도체 과자’의 탄생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서울 강동구 코리아세븐 본사에 SK하이닉스 브랜드마케팅팀이 찾아온 것이다.
“반도체 만드는 기업에서 세븐일레븐에는 왜 왔대요?”
“편의점 진열대에 반도체라도 들여놓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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