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매출 신기록에도 주가 횡보
주주들 "실적은 좋지만 나쁜 회사"
국민연금, 이사 보수 상향에 반대
"괴롭힘 임원 복귀는 책임성 문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유통 공룡'으로 성장한 네이버의 23일 주주총회 분위기는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지난해 실적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밝지 않았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전면 도입해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내세웠지만, 주주들은 주가와 배당이 낮다며 핏대를 세웠다. 이사 보수 한도 상향이나 도덕성 논란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비판과 반대도 잇따랐다.
성난 주주들, 반발하는 직원들
이날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선 침체된 주가와 성에 차지 않는 주주환원 정책이 주주들의 도마에 올랐다. 주주들은 "실적을 보면 좋은 회사지만, 주주 입장에선 배당이 적어 나쁜 회사"라거나 "AI 강세장에서 철저히 소외됐다"며 단상에 오른 최수연 대표를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목표 주가가 얼마냐"며 쏘아붙이는 주주도 있었다. 최 대표는 "앞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며 진땀을 흘렸다.
이사진 보수 한도를 100억 원으로 높이는 안건을 두고도 주주들은 반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김희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부의된 안건이 모두 통과됐지만, 총 7명인 이사의 보수 한도를 8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25% 상향하는 안건에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12% 성장하며 경영 성과가 증가했다"는 점을 들었지만, 국민연금은 "회사의 규모나 경영 성과에 비춰 과다하다"며 반대했다.
경영진의 도덕성과 지배구조에 관한 노조의 지적도 이날 제기됐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직원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해 5월 별도의 재발 방지 대책 없이 복귀한 점에 대해 "구성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관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이날 주주총회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주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노조원들이 2025년 6월 11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 로비에서 최인혁 네이버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 복귀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남동균 인턴기자
"모든 서비스에 AI에이전트 전면 도입"
주주들 지적처럼 네이버의 주가는 좋은 실적에도 큰 반등 없이 횡보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 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커머스 부문 매출이 26.2% 증가하며,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인 12조 35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반면 2021년 30만 원대 후반으로 뛰어올랐던 주가는 20만 원 전후에 머물고 있다.
네이버는 쇼핑을 포함한 모든 서비스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전면 도입하며 AI 서비스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도입된 쇼핑 에이전트에 이어 건강·금융 분야에서 검색·예약 같은 잡무를 대신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AI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