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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점]"IRA·日 생산세제에 밀린 韓 자동차"…생산세액공제 도입 시급

일본은 '전략분야 국내생산 촉진세제'를 통해 전기차, 반도체, 친환경 소재 등 핵심 산업에 대해 생산량에 비례한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차량 1대당 최대 40만 엔을 지원하며, 최대 10년간 적용되는 장기...

[초점]"IRA·日 생산세제에 밀린 韓 자동차"…생산세액공제 도입 시급

보급 중심 정책 한계…관세·보조금·세제 총동원한 ‘산업전쟁’ 속 구조적 대응 요구

송동진 변호사 ‘자동차 산업 생태계 강화 해외사례 분석’....생산 경쟁력 강화해야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보급 경쟁’에서 ‘생산기반 확보 경쟁’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가운데, 한국이 정책 대응에서 뒤처질 경우 산업 공동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미국과 일본이 생산 단계에 직접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구조적 산업정책을 본격화한 반면, 한국은 여전히 투자·보급 중심 정책에 머물러 있어 경쟁력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 회장 정대진)가 22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개최한 '미래차 경쟁시대,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존 전략' 주제의 '제46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에서 송동진 법무법인 더위즈 대표변호사는 ‘자동차 산업 국내 생태계 강화를 위한 해외사례 분석’을 통해 글로벌 산업정책 경쟁이 이미 ‘세제 중심 생산 경쟁’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송 변호사는 현재 자동차 산업이 ▲보호무역주의 심화 ▲중국발 공급과잉 ▲국내 거시경제 악화라는 ‘삼중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통해 자국 내 생산을 직접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이에 대응할 제도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이 핵심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산업 전반에 걸친 ‘전주기 인센티브 체계’를 구축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량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생산 단계에서는 배터리·핵심광물 등에 대해 생산량 기준으로 세액을 공제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특히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IRC §45X)는 배터리 셀 기준 kWh당 35달러를 지원하는 등 사실상 생산비용을 직접 보전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산업 지원을 넘어 공급망 전체를 자국 내로 끌어들이는 ‘흡입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기업들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생산거점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기반 약화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본 역시 유사한 전략을 채택했다. 일본은 ‘전략분야 국내생산 촉진세제’를 통해 전기차, 반도체, 친환경 소재 등 핵심 산업에 대해 생산량에 비례한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차량 1대당 최대 40만 엔을 지원하며, 최대 10년간 적용되는 장기 인센티브 구조를 갖췄다. 특히 탄소중립 기여도, 임금 인상, 국내 투자 확대 등을 조건으로 설정해 산업 정책과 사회 정책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송 변호사는 “미국과 일본은 공통적으로 ‘생산하면 지원한다’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며 “초기 투자 지원이 아니라 실제 생산과 판매 단계에서 비용을 낮춰주는 방식으로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전기차 보급 확대와 연구개발 지원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수입 전기차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 실제로 국내 전기차 생산 비중은 2022년 75%에서 2025년 57%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변화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자동차 산업은 부품, 소재, 장비 등 광범위한 후방 산업과 연결돼 있어 완성차 생산기반 약화는 연쇄적인 산업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관세 정책까지 병행하면서 ‘이중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은 외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을 사실상 강제하는 효과를 내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조세 경쟁을 넘어선 ‘관세 기반 산업 유치 전략’으로 평가된다.

송 변호사는 “미국은 관세와 세제를 동시에 활용해 글로벌 기업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 산업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핵심은 ‘생산 경쟁력’이다. 전기차 시대의 경쟁이 가격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생산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생산세액공제 도입 등 보다 직접적인 산업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 변호사는 “국내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미국과 일본 수준의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며 “생산 기반을 유지·강화할 수 있는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분석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산업정책 전쟁’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한국이 기존 정책 틀을 유지할 경우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현실을 드러낸다. 전문가들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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